기후변화, 금융시장까지 교란?...투자사들 '리스크' 측정 나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4.21 10:24

▲중국 베이징의 한 발전소.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가뭄, 홍수, 폭염과 같은 기후변화가 기간시설과 농작물에 필해를 주는 것을 넘어 금융시장까지 교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21일 보고서 '실체로 다가오고 있다'(Getting Physical)를 통해 기후변화 리스크를 측정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블랙록은 기후변화의 물리적 리스크가 미국에서 지역별로 어떻게 다른지 지적하고 지방채, 상업용 부동산, 전력시설에 어떤 위협이 존재하는지 기재했다.


이런 작업은 그간 외면하거나 저평가해온 기후변화의 위험성이 최근 들어 점점 더 자주 현실로 나타난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블랙록은 "미국의 허리케인과 산불부터 유럽의 폭염, 일본의 홍수까지 최근 일련의 극단적인 기상 때문에 기후와 관련된 리스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기후변화가 투자 포트폴리오에 분명한 리스크였으나 해수면 상승처럼 서서히 일어나는 악영향 때문에 투자자들이 심각성을 불신한 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인 웰링턴 매니지먼트,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도 과학 연구기관인 우즈홀 리서치센터와 손잡고 블랙록과 비슷한 리스크 분석 모델을 만들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틀로 분석할 대상을 미국을 넘어 세계 전체로 확장해갈 것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필립 더피 우즈홀리서치센터 대표는 "기후변화는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난제"라며 "금융시장을 포함한 모든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가 가할 수 있는 타격을 제대로 측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수년 전부터 높아지기 시작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시장,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와 같은 인물들은 대형은행이나 대기업들에 기후변화 리스크를 측정해 발표하라고 촉구해왔다.

카니 총재는 2017년 6월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기후변화 리스크는 실질적으로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급사슬이 망가지고 작황이 나빠지며 보험금 지급액이 증가해 기업들이 가치평가에서 손실을 볼 가능성에 직면했다"며 "일부는 이미 그런 비용을 치르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전략을 조정해야 하는 판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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