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5월2일 0시 예외조치 만료…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도 불가
폼페이오 발표 후 국제유가 급등…국내 업계 대책마련 분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22일(현지시간)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조치와 관련해 한국 등 8개국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22일(현지시간)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조치와 관련해 한국 등 8개국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동맹국도 예외 없는 이란산 원유수입 전면 금지 조치를 통해 이란을 더욱 압박하려는 것으로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를 수입하는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오늘 미국은 현 이란 원유 수입국들에 대한 추가 제재유예조치(SRE·significant reduction exceptions)를 다시 발효하지 않을 것을 공표한다"며 "면제 조치는 5월1일 밤 12시에 만료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초 발효된 ‘180일 한시적 예외 조항’에 따른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제 석유시장의 공급을 유지하면서 국가적 안보 목표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정교한 방식으로 압박 전략을 극적으로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충분한 원유 공급을 통해 과도기 이행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그 외 다른 원유 생산국들과 함께 광범위하고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해왔다. 미국의 생산량 증가에 더해 에너지 시장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란산 원유를 계속 사들이는 어떤 나라든 미국의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UAE는 이란 원유를 수입했던 이전 고객들과 직접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대이란 제재가 실제 효과를 보고 있다는 인식에 더해 원유 시장 안정 등을 감안할 때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이란 핵 합의’ 탈퇴에 따라 자국의 대이란제재를 복원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일본, 대만, 터키 등 8개국에 대해 180일간 ‘한시적 예외’를 인정했다. 대신 미국은 이란산 원유수입량을 지속해서 감축하라는 조건을 걸었으며, 감축량을 토대로 6개월마다 제재 예외 인정 기간을 갱신하도록 했다. 이들 8개국 가운데 그리스와 이탈리아, 대만 등 3개국은 이미 이란산 원유수입을 하지 않았다.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 금지 조치가 발효되면 원유를 더는 수출할 수 없게 되고 이란과 원유를 거래하는 국가들도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형태로 제재를 받게 된다.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내 업체들은 생산성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루평균 250만 배럴을 수출했다가 최근 하루평균 100만 배럴로 줄어든 이란산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할 수도 있다. 셰일오일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한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좌장격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얼마나 이란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실제로 폼페이오 장관의 발표 이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7%(1.70달러) 오른 65.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3.04%(2.19달러) 상승한 74.16달러를 나타냈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해 10월 말 이후로 약 6개월만의 최고치다.

이와 관련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수입하는 기업은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현대케미칼 정도"라면서 "이들도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에 대비해 미국이나 호주 등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다변화 정책을 펴왔다. 당장 큰 충격이 오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석유화학 원료인 납사가 절반 이상 함유돼 있고 가격이 다른 중동산에 비해 저렴해 매력적"이라면서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을 중단하면 더 비싼 가격에 콘덴세이트를 수입해야 하고, 국제유가도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국내 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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