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도 넘어갈라" 닛산, 르노 ‘경영통합’ 제안 거절...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4.23 15:09

▲(사진=연합)


일본의 닛산 자동차가 프랑스 르노 그룹의 경영 통합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된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르노 그룹은 이달 중순 닛산차에 경영 통합을 제안했다.

르노는 닛산차가 지난 8일 주주총회를 통해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그룹 회장을 이사로 선임한 직후 이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가 경영 통합을 제안한 것은 사실상 닛산차를 흡수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닛산차는 르노의 이같은 시도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며 즉각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르노는 닛산 주식 43.4%를, 닛산은 르노 주식 15%를 상호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르노는 닛산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반면 닛산은 르노 주식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닛산은 기술력이나 차량 생산 규모에서 르노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르노가 이번에 닛산에 경영통합을 제안한 것 역시 닛산을 이용해 경영 기반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닛산은 경영권에 이어 소유권까지 르노에 넘어갈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특히 닛산은 일본 검찰이 지난해 11월 보수를 축소 신고해 금융상품거래법을 위반한 혐의(유가증권 보고서 혀위기재)로 3사 연합의 수장이던 카를로스 전 회장을 체포한 만큼 권력을 분산하는 경영위원회 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렇게 되면 르노의 입김에서 벗어나고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닛산이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곤 전 회장이 르노와 닛산차의 통합을 추진하려 하자 닛산차의 일본인 경영진이 검찰에 곤 전 회장의 비위 정보를 줬다는 음모론과도 관련이 깊다.

니혼게이자이는 "곤 전 회장의 체포 후 르노와 닛산차가 경영권 갈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오는 6월 닛산차의 정기 주주총회를 계기로 갈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닛산차는 주주총회에서 일본인 경영진인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사장의 연임을 시도할 계획인데 르노 측이 반대해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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