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24일 새벽 전용열차로 러시아 출발" 공식 확인
김정은, 정상회담 대북제재 완화, 체제보장 필요성 등 피력할듯
▲(사진=연합)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북러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로 향했다.
이번 회담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 등을 두고 북미 간 기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도 향후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러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4일 새벽 러시아를 향해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를 방문하시기 위하여 4월 24일 새벽 전용열차로 출발하시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는 김평해·오수용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영길 군 총참모장 등이 동행했다.
그러나 그간 북미, 북중 정상회담 등 김 위원장의 정상외교 현장을 지켜온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물론 동행 여부에 관심을 모았던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도 호명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탄 전용열차는 함경북도 나선(나진·선봉)지구와 러시아 하산 지역을 연결하는 북러 접경의 두만강 철교를 통과해 북한에서 러시아로 직접 이동하는 루트를 택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지에서는 김 위원장이 24일 오후 블라디보스토크에 입성, 26일까지 체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4월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우리 대통령(푸틴 대통령)이 방러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회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김 위원장이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처음으로 외국을 방문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1대 1 단독회담을 진행한 후 대표단이 참석하는 회담(확대 회담)과 공식 연회에 참석한다.
우샤코프는 "(회담 뒤) 문서 서명이나 성명 발표는 계획된 바 없다. 공동 성명은 검토되거나 계획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미 간 교착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 대북 제재완화와 체제 보장 필요성 등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도 북러 정상회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비핵화와 제재해제를 맞바꾸는 '빅딜' 원칙을 고수하는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 행보를 보이는 것은 미국으로서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과 함께 대표적인 우방인 러시아와의 톱다운 외교를 통해 '뒷배'를 과시하며 협상력을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비핵화 협상 판의 '플레이어'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러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면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김정은 정권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워싱턴 및 서울과의 외교에 있어 어려운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며 북한이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유엔 제재 완화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