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포스코·에쓰오일, 불황 속 시장 전망치 상회
LG디스플레이, 전년比 34.2% 악화된 1300억 손실 기록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현대차, 포스코, 그리고 에쓰오일이 올해 1분기에 무난한 실적을 달성하면서 불황 속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시황 악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외적 변수가 다수 존재했던 게 사실이지만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웃돈 양호한 성적을 받았다. 반면 전자업계에 속한 LG디스플레이가 무려 1300억 원 마이너스를 기록, 적자 전환하면서 ‘어닝 쇼크’ 사태가 빚어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우선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실적으로 매출 23조 9871억 원, 영업이익 8249억 원, 당기순이익 953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9%, 21.1%, 30.4%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2000억 원대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 2분기 연속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적 회복은 G90, 팰리세이드 등 최근 출시한 신차들이 이끌었다. 판매가 기대 이상으로 이뤄지면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것. 현대차는 "팰리세이드가 가세하며 싼타페와 함께 당사의 SUV 판매 증가를 이끌어 1분기 수익성이 전년 동기대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판매실적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대비 2.7% 감소한 102만 1377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의 경우 G90, 팰리세이드 등의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대비 8.7% 증가한 18만 3957대를 판매했지만, 해외 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했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83만 7420대에 그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줄었다.
국내에서 판매량이 호조세를 보였지만, R&D 관련 비용 증가와 이종통화 하락에 따른 환율 영향 등으로 이 같은 믹스 개선 효과는 일부 상쇄됐다. 이들은 올해 신형 쏘나타 출시에 이어 하반기 신형 G80, 베뉴, 제네시스 GV80 등 신차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판매 경쟁력 제고를 추진하고 제품 믹스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전방산업 부진,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됐던 포스코가 올해 1분기 기록한 실적은 매출액 16조 142억 원, 영업이익 1조 2029억 원이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1% 줄었지만, 20% 이상 낙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상회했다. 판매량을 극대화, 영업이익률 하락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한 게 주효하게 작용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판매량은 늘었지만 시황 둔화 탓에 판매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전 분기 대비 판매가격 하락 효과가 무려 2184억 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최근 몇 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한 게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철광석 가격은 2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은 2분기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이 같은 철광석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조선업계 등 고객사들과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 역시 시장 안팎에서 제기된 우려를 딛고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냈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70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6.2% 증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재고 관련 이익이 2000억 원 발생했고, 파라자일렌 등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원재료와 제품 판매 가격 차이)도 양호해 이익 상승에 기여했다.
다만, 매출은 5조 42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늘었다.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한 것이다. 특히, 1분기 순이익은 1136억 원으로 무려 39.8% 감소했다. 달러 강세로 환차손이 약 3000억 원 발생한 것이 타격을 줬다. 원·달러 환율은 1분기 말 1137.8원으로 석 달 새 19.7원 올랐다.
에쓰오일 측은 "작년 연말부터 지속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2000억 원)과 파라자일렌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의 견조한 스프레드에 힘입어 흑자로 전환했다"라며 "매출이 감소한 것은 제품 평균 판매단가 하락 및 설비 정기보수로 인한 판매량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 실적은 심각하게 나빠졌다. LG디스플레이가 기록한 1분기 영업손실은 132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983억 원보다 34.2% 늘었다. 당기순손실도 626억 원에 머물러 지난해 같은 기간(594억 원)보다 적자폭이 5% 커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로 패널 출하가 감소해 직전 분기보다 실적이 악화됐다"며 "1분기 중 중소형 패널의 출하 감소에 따라 판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손실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올해 OLED 측면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본격화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대형 OLED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손익 분기점을 넘어섰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올해는 OLED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이기에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해"라며 "OLED를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가고 있고, 내부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내년부터 의미 있는 재무적 성과를 보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