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내수부진·수출둔화까지 겹쳐 집값 등 하락할수도
통계청 "현재 상황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무리"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하면서 수입산 돼지고기 재고 물량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돼지고깃값 인상 추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돼지고기 모습.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구동본 기자] 경기 침체와 물가 하락이 겹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등 경기 불황인 상황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0%대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1%를 밑돈 것은 2년 8개월만에 처음이다.

특히 지난 1∼4월 전년 대비 누계 상승률은 0.5%로, 1965년 통계 집계 이후 최저수준이다.

1분기 역(逆)성장에 수출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데 이어 기록적인 저물가 행진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이 우리 경제를 덮쳐 집값, 주가가 떨어지면서 경제위기가 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디플레이션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년=100)로 지난해 4월보다 0.6% 올랐다.

지난 1월 이후 넉 달째 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월과 비교한 4월 소비자물가는 0.4% 올랐다.

앞선 3월에는 0.2% 하락했다.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0%대를 나타낸 것은 석유류 가격 하락과 서비스물가 상승세 둔화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4월 소비자 물가를 전월에 비교해서 보면 체감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휘발유, 돼지고기, 달걀 등 주요 품목이 비교적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품목 성질별로 전년 동월과 비교한 변화를 보면 농·축·수산물은 0.7% 상승했다.

특히 쌀 가격이 11.6% 뛰었다. 토마토도 16.0% 올랐다.

이에 반해 감자는 31.8% 떨어져 2013년 6월(-38.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딸기 가격도 작년 4월보다 12.2% 떨어졌다.

전월 대비로 보면 돼지고기가 9.4% 상승했다. 통계청은 통상 4∼7월에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중국 등지에서 확산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달걀(8.5%)과 양파(20.0%)도 전월보다 많이 올랐지만 오이(-20.3%), 호박(-21.1%)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공업제품은 1년 전과 비교한 석유류 가격 하락에 따라 0.1% 떨어졌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로 1∼4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2016년 1∼8월 연속 하락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휘발유(-8.5%)와 경유(-2.8%) 등 석유류는 5.5% 내리면서 전체 물가를 0.24%포인트 끌어내렸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유류세 인하 요인으로 (전년 동월 대비) 석유류 하락세가 지속됐다"면서 "환율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도 유류세가 환원되면 (물가상승률이) 0.1∼0.15%포인트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전월보다는 각각 4.1%, 3.9%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올라 전체 물가를 0.05%포인트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비스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9% 오르는 데 그쳐 1999년 12월 이후 처음 0%대를 기록했다.

공공서비스는 버스·택시요금이 인상됐지만, 통신비 감면과 건강보험 적용확대 등으로 0.3% 하락해 전체 물가를 0.04%포인트 낮췄다.

개인서비스는 작년 4월보다 1.7% 올라 전체 물가를 0.54%포인트 올렸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유행이나 일부 업체의 소주·맥주 공장출고가 인상 등 물가상승 요인을 면밀히 관찰해 서민부담을 완화해나가기로 했다.

주류는 최근 일부 업체가 소주와 맥주 공장출고가를 5∼6% 인상했으며, 돼지고기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에 따라 더 오를 수 있다.

석유류 가격은 오는 7일부터 적용되는 유류세 인하 폭 축소와 국제유가 동향에 따라 다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철저한 방역·관리를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유입에 따른 축산물 수급 불안 가능성을 차단하고 수입선 다변화, 할인행사 등 가격 안정 대책도 추진하겠다"며 "한국소비자원·소비자단체 등을 중심으로 원가 상승요인과 유통채널별 가격정보 등을 제공해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등 가격 안정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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