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외교부, '특별면허' 한국 적용 설득했지만...美 "주기 어렵다"

카타르, 터키, 중국 등 미 제재 강력 비판...이란 "새로운 통로 모색"

(사진=이미지투데이)


미국의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 조치가 2일 오후 1시(한국시간 기준)부로 전면 발효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8개국이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예외조치의 반전을 기대하며 미국을 끝까지 설득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오늘 미국은 현 이란 원유 수입국들에 대한 추가 제재유예조치(SRE·significant reduction exceptions)를 다시 발효하지 않을 것을 공표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한국, 중국 일본, 이탈리아, 그리스, 대만, 인도, 터키 등 8개국에 대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더라도 한시적으로 제재를 유예하는 조치를 적용했지만, 이날 0시(현지시간, 한국시간은 2일 오후 1시)를 기준으로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이 조치가 발효된 이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거나 이란과 원유를 거래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형태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도 미국의 제재 대상이다.

이로 인해 이들 국가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특히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그의 협상 카운터파트인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특별대표에게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발표 이후 미국이 이라크에 적용하고 있는 '특별 면허'(Special Licence) 방식을 한국에도 적용해달라고 설득했지만, 미국의 마음을 돌리기엔 부족했다.

미국은 8개국에 대한 예외조치와는 별개로 이라크에 대해선 전력공급에 필요한 천연가스를 이란으로부터 수입할 수 있는 '특별 면허'를 주고 있다. 이라크가 이란으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지 못하면 부족한 전력 사정으로 정세까지 불안해질 수 있음을 고려한 조치였다.

윤 조정관은 한국 기업이 이란에서 수입하는 콘덴세이트(초경질유)는 엄밀하게 따지면 미국의 제재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윤 조정관이 이끄는 정부 대표단은 바로 워싱턴으로 달려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훅 대표 등과 대면협의를 진행했다.

이에 미국 측은 '특별 면허' 방식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에게 건의하겠다며 그 결과를 '4월 30일'까지 알려주기로 했다.

그러나 2일 오전, 즉 한국에 대한 예외조치가 종료되는 오후 1시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프랜시스 패넌 미 국무부 에너지·자원(ENR) 차관보는 윤 조정관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산 원유수입 제로 정책에 따라 한국에 특별 면허를 주기 어렵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들은 계속해서 미국의 이같은 조치를 수용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외무장관은 전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이란 제재는 이란산 원유의 혜택을 보는 나라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강화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셰이크 무함마드 장관은 "카타르는 일방적인 제재가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만 하는 위기에 대해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카타르는 이란과 세계 최대의 해상 가스전을 공유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가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역시 지난달 미국의 제재 발표 직후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 중국은 일관적으로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터키 역시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해도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게끔 미국을 계속 설득했다.

터키 외무부의 하미 악소이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정유사 튀프라시가 제재를 받지 않고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우리(터키 정부)가 미국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터키의 주요 원유 공급처이며, 튀프라시는 터키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정유업체다. 
 
악소이 대변인은 "튀프라시 정유공장은 이란산 원유에 적합하게 맞춰져 있다"면서 "튀프라시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너에 몰린 이란 역시 미국에게 계속해서 날을 세우고 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전일 테헤란에서 개막한 제24회 이란 석유전시회에서 기자들에게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겨냥해 석유를 무기로 쓰는 자들(미국)이 OPEC의 단합을 흔들고 OPEC의 붕괴와 종말을 조장하고 있다"라며 "책임은 전적으로 그들이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제재로 이란의 원유 수출을 '0'으로 줄이려 하는데 착각뿐이다"며 "이란은 새로운 원유 수출 통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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