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관세폭탄' 주고받던 미국-중국, 이달 중순 협상 발표 기대...美관세유지 여부 관건


미국과 중국이 이달 중 무역협상 타결을 앞두고 미국의 고율 관세 유지 여부, 중국의 보복 금지 등에 대해 절충안을 모색하고 있다. 

양국은 서로 조금씩 양보안을 내놓으며 이달 중순께 합의안을 완성하고, 늦어도 다음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서 최종 합의문에 서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무역전쟁 시작 알린 트럼프의 서명...전 세계 상흔 곳곳

4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이맘 때까지만 해도 미중 무역분쟁이 이렇게 길어질지, 5월이나 돼서야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들은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시작은 지난해 3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내린 명령에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중국의 경제침략을 겨냥한 대통령 각서'에 서명해 대(對)중국 관세부과 준비를 지시했다. 
  
외국의 불공정 통상 관행에 반격할 수 있게 한 무역법 301조를 적용한 이 명령은 중국의 '첨단기술 도둑질'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첨단기술 이전을 강요하고 외국 기업의 컴퓨터 네트워크에 침투해 기술과 기업비밀을 훔치는 작업을 수행하거나 후원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양측은 마치 약속한 듯이 '관세폭탄'을 주고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5일 관세부과 물품목록을 발표하고 7월 6일과 8월 23일 두 차례로 나눠 각각 340억 달러,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보복이 불가피하다며 해당 시점에 맞춰 똑같은 규모의 미국 제품에 맞불 관세를 물리기 시작했다.   

미국은 여기서 더 나아가 중국에 대한 재보복으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해 작년 9월부터 10%, 올해부터 25% 세율로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도 같은 날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5∼10% 관세로 보복하기로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맞서 앞으로 267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25%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위협하는 등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렇듯 양국이 총성없는 전쟁을 이어가면서 양국은 물론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6.6%로 2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MSCI 전세계지수는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 무역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3월 22일부터 연말까지 약 12% 급락했다.

양국의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작년 12월부터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무대에서 회동해 올해 3월 1일까지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양국은 추가 관세를 보류하고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기술이전 강제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중국 농산물·서비스 시장개방 ▲중국의 사이버 절도 ▲산업보조금 등을 비롯한 중국의 비관세 장벽 ▲중국의 위안화 환율조작 금지 등 주요 안건들을 놓고 추가 협상을 이어갔다.


◇ 10일 무역협상 발표 가능성...관세유지 등 마지막 난제로

그리고 2019년 5월 4일 현재 양국은 '전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서로 계산기를 두들기며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주 중국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했고, 오는 8일에는 워싱턴에서 협상이 재개될 예정이다.
    
고위급 협상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페테르 펠레그리니 슬로바키아 총리와 회담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무역협상은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 역사적이고 기념비적인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막바지 쟁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현안에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궈수칭(郭樹淸)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정부가 은행과 보험 부문에서 조만간 12가지 추가 개방 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핵심 쟁점으로 꼽혔던 '사이버 절도'(cyber theft) 이슈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해명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미국은 네트워크 해킹 및 지식재산권 침해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중국 당국의 방지 대책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조속한 타결을 요구하면서 중국 측의 해명을 받아들이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제 미국의 고율 관세 유지 여부와 중국의 보복 금지 등 마지막 '자존심' 싸움이 끝나면 오랜 시간 글로벌 경제를 짓누르던 무역분쟁도 끝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현재 중국의 무역 합의 이행을 촉진할 '무기'로 지난해 부과한 일부 고율 관세를 남겨둔다는 방침이나, 중국은 이를 모두 없애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합의 이행 정도에 따라 관세를 단계적으로 없애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또 미국은 중국의 합의위반에 추가 관세를 가할 때 중국이 보복하지 못하게 하는 이행강제 장치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관리들은 미국의 움직임에 반대하며 이것이 실현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성격인 점을 감안하면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며 "지금까지 중국으로부터 10센트도 얻어내지 못했는데 이제는 수십억 달러를 받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을 낙관하는 동시에 막판까지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개선하는 구조적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무역적자 개선 뿐만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미 경제매체 CNBC방송은 양국이 오는 10일께 워싱턴에서 고위급 회담을 끝낸 이후 협상 타결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 타결을 이루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직접 만나 담판을 벌여 최종 합의문에 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