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워싱턴DC 고위급회담 취소 가능성
중국 "美 압박전술 굴하지 않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
이르면 이달 중순 타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뜻밖에 난기류를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이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며 이번주 중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중국은 크게 반발하며 무역협상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고위급 협상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중국과의 무역협상 진행 상황에 불만을 표시하며 트위터에서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힌 것에 많은 중국 관료들이 놀랐다며 이같이 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무역대표단이 지난주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고, 이번주에는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고위급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 타결을 앞두고 중국을 압박하며 일방적으로 관세를 올리겠다고 선언한 만큼 중국 역시 강공 모드로 돌아서겠다는 방침이다.
이 소식통은 "미국과의 협상을 취소할지 예정대로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중국은 머리에 총이 겨눠진 상태에서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료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자국이 압박 전술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미국 CNBC 방송도 중국이 부총리가 이끄는 미국 방문단 파견 계획을 취소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지난 10개월 동안 중국은 500억 달러어치의 하이테크에 25%, 그리고 200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상품에는 10% 관세를 미국에 지불해왔다"며 "금요일에는 10%가 25%로 오를 것"이라고 썼다.
미국은 지난해 9월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번주 금요일부터는 이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우리에게 보내는 3250억 달러의 추가 상품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지만, 곧 25%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들이 재협상을 시도함에 따라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안된다(No)!"라고 강조했다.
이번주 미중 간의 막바지 무역협상이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협상을 미국 측에 최대한 유리한 쪽으로 가져오기 위해 중국 측에 대한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