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금통위원 "韓경제, 낮은 인플레 우려 시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5.08 16:52
조동철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한은)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한국경제가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에 이르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조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중장기적인 물가안정은 통화당국 이외에 감당할 수 있는 정책당국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꼽힌다.

그는 한국경제가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일본 경제를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지금과 같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 목표치를 밑도는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면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춰 저금리 환경을 악화시키는 ‘축소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2000년 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5%포인트 하락했는데, 하락 폭의 절반가량은 인플레이션 하락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명목금리는 실질금리와 기대 인플레이션의 합으로 결정되는데,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금리가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조 위원은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하면 장기금리가 연 0%대에서 멀지 않은 수준까지 하락해 전통적인 금리정책을 활용하지 못하는 일본과 유사한 상황이 우리에게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없이 장담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2012년 이후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 타기팅 정책이 요구하는 통화정책에 비해 긴축적인 기조를 유지해 왔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통화정책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와 같은 금융안정 측면을 고려해 저물가 대응을 소홀히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금융안정 문제와 관련해 "여전히 많은 주류 경제학자들은 통화당국이 물가안정을 책임지고, 금융안정은 금융당국이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축소순환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제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가해지면 디플레이션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의 이같은 견해에 대해 금통위 내부에서는 반론도 나온다. 전날 공개된 4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위원은 "하반기 이후 내년까지 성장과 물가 흐름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경기침체나 디플레이션 우려는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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