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중국, 美국채매각, 위안화 평가 절하 등 대응책 만지작
미중 경제전쟁 끝이 아닌 ‘초기 접전’...고통스러운 협상 계속될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미국과 중국이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 이후 서로에게 압박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선 이후 협상이 진행된다면 중국에 더 나쁠 것이라고 경고했고, 중국은 미국에 관세 위협을 중단하라고 연일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서 "중국은 최근 협상에서 너무 심하게 당하고 있어서 2020년 차기 대선 무렵까지 기다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내 두 번째 임기에 협상이 진행된다면 (미중 간의) 합의는 중국에 훨씬 더 나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재선 성공을 자신하면서 "중국은 지금 행동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은 무역협상 도중인 10일 오전 0시 1분(미국 동부시간)을 기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앞으로 3~4주 내 합의하지 않으면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같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


다만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도 10일 이후 중국에서 출발하는 제품에 적용돼 실제 관세 징수까지는 3~4주의 시차가 있다.

미국이 중국에 시간을 끌지 말고 한 달 이내 협상 타결에 나서라고 압박하면서 협상 시한으로 한 달 정도를 제시한 셈이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적극 반발하며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류 부총리는 워싱턴 무역협상 직후 중국 취재진에 양국의 견해차가 중대한 원칙 문제로 "절대로 양보할 수는 없다"며 "중국은 평등과 존엄성이 있는 협력적 합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는 미국의 법률개정 요구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양측이 이견 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다수 통상·산업 정책을 불공정 관행으로 지목하며 중국이 자국 법률을 뜯어고쳐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나아가 법률개정 계획을 미국과 중국의 양자 통상협정인 무역 합의에 명문화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라나 류 부총리는 이같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트럼프 행정부를 연일 비판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2일 사평(社評)에서 "미국이 ‘관세 몽둥이’를 휘두르면서 또다시 중국을 위협하고, 양국 경제무역 마찰 위험을 악화하고 있다"며 관세율 인상 위협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일방주의는 중미 양국에도 손해일 뿐 아니라 세계에도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의 관세폭탄에 맞서 중국이 미국 국채매각, 위안화 평가 절하 등을 거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현재 1조123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미 국채 보유국이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각할 경우 이는 미 국채 가격의 폭락과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미국 경제의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최대 보유국인 중국도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1년간 지속된 미중 무역분쟁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세계경제 지배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벌일 경제전쟁의 초기 소규모 접전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탠퍼드대학의 중국 전문가인 데이빗 M. 램튼은 "우리는 앞으로 수십 년간 중국과 고통스러운 협상을 해야 한다"며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더 큰 갈등을 해소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계속되는 전투 중 소규모 접전일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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