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시각] 해외진출 나선 IT기업 ‘시행착오’ 줄이는 법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5.14 13:27

신성원 엠투씨글로벌 대표

▲ 신성원 엠투씨글로벌 대표


필자의 회사는 스마트폰에서 인식되는 스탬프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회사다. 2013년 창업해 22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고, 해외 7개국에 자회사나 합작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창업 5년 만에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진출을 꾀한 것은 국내 시장의 극심한 경쟁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IT발달에 따른 시장 변화가 빠르고, 산업 변화도 매우 급속하다. 시장 규모도 인구 1억 원이 넘는 일본 등에 비해 크지 않으면서도 경쟁 상황은 심해 기술 개발을 통한 부가가치의 창출도 어려운 편에 속한다.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이 해외 사업에 도전하고 있지만 성과를 낸 기업은 많지 않다. 필자는 그간 시행착오 등에 비춰 몇 가지 요소를 짚어 보고자 한다.

첫째, 사업 모델과 핵심 요소가 어디에 있느냐 하는 점이다.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서 기술 중심적인 회사가 비즈니스모델 중심적인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은 설득력이 있는 편이다.

같은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라도 범용 기술을 적용해 비즈니스모델 중심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회사는 진입장벽을 만들기도 어렵고, 해당 현지국의 문화나 사업적 환경을 이해해 사업을 전개하기 쉽지 않다.

동남아시아에서 우버(Uber)를 본떠 만든 그랩(Grab)이 우버를 몰아내고 시장을 장악한 사례도 그 하나일 것이다. 다시 말해 B2C보다는 B2B 중심적이고, 비즈니스모델 보다는 차별적 기술력이 기반을 둔 기업이 보다 해외 시장 진출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스타트업 기업은 이를 특화하고 방어하기 위한 특허 등의 제반 요소들을 사전적으로 진행과정에서 사후적으로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둘째, 국내 기업이 존재하고 있는 시장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M&A시장이 활성화 돼 있는 미국 같은 경우에는 섣부른 수익 모델의 개발이나 적용 보다는 핵심 기술의 가치 창출이 보다 중요하다.

기술만 잘 개발해도 큰 회사들이 인수 합병을 통해 이를 사업화해 주는데 역할을 해주고, 투자 자본이나 제반 환경도 그에 따라 구성돼 있지만 국내 기술 기업이 수익 모델 기반 없이 해외 사업을 전개한다면, 그 뜻을 펼쳐 보기도 전에 사업 동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셋째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략과 조직에 대한 문제이다. 해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을 이해하고, 이에 대해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춰야 한다.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이 이러한 전문 인력을 기반으로 완벽한 조직을 구성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필자의 회사가 택한 전략은 철저한 분업화와 팀워크이다.

다소 경험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해외 언어에 능통한 인력, 기술 개발에 탁월한 인력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서로 부족한 점을 보충해 주면서 나아가면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사업 접근 방법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다. 해외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많은 방법들이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에 적합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그때그때 마다 고민하고 적용해야 한다.

‘어떠한 전시회에 참여해야 하는가’ ‘어떤 경우 해외 사업을 위해 어떤 회사들과 협력해야 하는가’ 등이 그러한 내용들인데 이 부분은 상대국의 사업 환경과 자신의 사업적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많은 애로가 따르지만 국내 ICT중소기업, 스타트업들이 보다 넓은 세계 시장에 더욱 더 가열차게 도전하길 권한다. 또한 그 어려움을 하나하나 해결하는 동안 바로 옆에 있는 새로운 기회도 놓치지 않아야 성공적인 해외 진출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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