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의 눈] 오르는 기름값…거제·울산 지역은 '기대 반 우려 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5.15 11:08
2019051501000585100024101

▲산업부 송진우 기자


기름값이 말 그대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에 더해 유류세 인하폭이 절반으로 뚝, 떨어져서다. 이 기세라면 조만간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1700원 대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저녁, 친한 지인들끼리 서로 주유하고 들어가서 자라식으로 문자를 주고 받은 게 마냥 호들갑은 아니었던 거다.

기름값 상승은 남녀노소 상관 없이 일반 사람들 주머니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격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주유소 가격현황판 앞자리가 바뀌는 순간, 집 근처 자주 찾던 주유소 발길을 끊기 마련이다. 상승폭이 가파른 서울, 수도권 거주민들이 아무래도 가장 예민할 테지만 지방 주민들도 이 문제에 대해 마냥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대체로 전 국민이 걱정스런 눈빛으로 이 사안을 대하지만, 거제와 울산 등 조선업이 다수 밀집한 곳은 생각이 좀 다르다. 아니, 다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기름값 오름세가 국제 유가 상승에 기대고 있어서다. 단순히 유류세 정상화, 다시 말해 유류세 인하 축소로 인한 현상만은 아니란 것이다.

국제 유가 상승을 기다렸던 산업계가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그리고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 3’ 업체들이 속한 조선업이다. 이들은 2014년 초반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 육박할 당시, 경쟁적으로 해양플랜트 수주에 나서면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물론 이후 유가 폭락으로 인해 갑작스런 발주 취소, 계약 연기 등 위기에 직면한 것도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조선 3’ 업체를 웃고, 또 울렸던 국제 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배럴당 66달러에 불과했던 두바이유 가격은 4월 말 73달러까지 급등했다. 지난 159달러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10달러 넘게 오른 셈이다. 한국은 주로 중동산 두바이유를 수입해 이것을 원유 가격 기준으로 삼는다.

국제 유가가 통상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기면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수익을 남길 수 있다. 조선업체들이 한껏 기대감에 부푼 이유다. 바람이야 3’ 모두 크겠지만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다른 곳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일감 부족으로 해양플랜트 공장을 가동 중지했고,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하반기에 이르면 일감이 모두 마른다.

한때 국내에서 상선 및 선박 사업을 앞지를 만큼 비중이 높았던 게 해양플랜트 사업이다. 조선업 불황과 저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해양플랜트 경쟁력이 추락, 조선·해양 관련 기업이 밀집한 거제와 울산에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빚어졌지만 이제 다시 반등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거제, 울산 주민들은 오늘도 우려 반 기대 반심정으로 기름값이 오르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송진우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