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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또 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정부에 16일까지 수정된 법률안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현재 국회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어 당장 법안 소위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규제의 영향을 직접 받는 KT도 KT지만, 7월 말 차입금 만기를 목전에 두고 KT에 인수되기를 기다리는 딜라이브의 속은 더 타 들어가는 상황이다.

15일 국회 등에 따르면 당초 16일로 예정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법안소위의 개최 여부는 아직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날 과방위 관계자는 "아직 법안소위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라며 "패스트트랙 도입 등을 두고 여야가 여전히 대치 중인 상황이라 법안소위가 열리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일로 예정된 국회 법안소위는 IPTV사업자와 케이블TV 사업자를 포함한 유료방송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유료방송시장에서 한 개 사업자의 합산 시장 점유율을 1/3 이상 넘지 못하게 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향방이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해당 규제는 지난해 6월 일몰됐지만, 국회는 지난해 11월부터 해당 규제의 재도입을 논의해왔다.

정치권은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놓고 지리한 공방을 벌인 끝에, 지난달 열린 제2법안소위에서 사전 규제가 아닌 사후 규제로 전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수정된 법안을 16일까지 마련해오면, 이를 토대로 국회가 이달 중 규제 재도입 여부를 결론 내겠다는 이야기였다.

그간 규제의 직접적 영향권 밖에 있는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각각 CJ헬로를 인수하고 티브로드를 합병하는 등 몸집을 불렸다. 규제의 영향을 받는 KT 역시 딜라이브의 인수를 추진했지만, 규제 탓에 속도를 내진 못했다. 하지만 내일 소위 역시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인수자인 KT와 인수대상인 딜라이브의 입장은 더 막막해지게 됐다.

규제 탓에 발목이 잡힌 KT도 갑갑한 입장이지만, 딜라이브가 처한 현실은 더 어렵다. 오는 7월 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 문제 때문이다. 지난달 딜라이브는 "차입금 만기가 1년 이내로 도래해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4135억4900만 원 만큼 많다"라며 "만기 연장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불확실성도 존재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현재 딜라이브의 최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는 지난 2008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맥쿼리와 손을 잡고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당시 국민유선방송투자는 2조2000억 원을 들여 딜라이브의 지분 93.8%를 사들였다. 국민유선방송투자는 지난 2015년에도 딜라이브 매각을 추진했지만 고배를 마셨고, 현재는 KT가 매수를 검토 중이지만 합산규제로 인해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태다.

앞서 지난 2월 딜라이브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만약 합산규제 도입으로 인수합병(M&A) 논의가 지연될 경우, 7월 말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 문제가 3년 전과 달리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며 "시장의 자율적 재편과 기업의 경쟁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딜라이브의 차입금 상환 만기 연장 문제가 해결되려면 매각 가능성이 열려야 하고, 또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정리되어야 하는 이슈가 바로 합산규제"라며 "갈 길이 먼 딜라이브 입장에서는 현재의 국회 파행 상황이 답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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