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한국 경제 아킬레스건? 새로운 성장 기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5.16 11:49

"전세계 기업들 재생에너지 사용 압박 커져...우리나라도 속도 내야"

"단순 발전원 구성 변화 아닌 새로운 산업과 부가가치, 일자리 창출"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16일 에너지전환포럼이 개최한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본 한국 에너지전환의 현주소: 진단과 대안’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에너지경제]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에너지전환이 대한민국 경제의 아킬레스건 혹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재생에너지 확대, 탈탄소화가 세계적 추세인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처가 늦어질 경우 그 부작용이 산업 전반에 확산될 수 있지만 반대로 빠르게 추세에 동참하면 더 많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16일 에너지전환포럼이 개최한 ‘3차 에너지기본계획(이하 ‘3차 에기본’)을 통해 본 한국 에너지전환의 현주소: 진단과 대안’세미나에서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재생에너지 100%를 선언한 기업들의 숫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 업체들은 자체 소비전력 뿐 아니라 공급업체들까지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압박하기 시작했다"며 한국도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플이 대만의 팍스콘, TSMC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제품을 공급받기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라며 "우리 기업들에게도 동일한 압력이 가해지고 있지만 폐쇄적인 국내 전력산업구조상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확대가 막혀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3차 에기본에서 제시한 2040년 재생에너지 비중 35∼40%는 미국, 유럽 등 OECD국가들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2040∼50년에 미국의 주요 주들과 유럽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전력비중은 70∼100%로 추정된다"며 에너지전환 정책이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같은 세계적 추세에 따라 현 정부 출범 이후 주식시장에서 재생에너지 관련업체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현재는 오히려 하락한 상태다.

에너지전환은 단순히 발전원 구성(전력믹스)변화가 아닌 일자리 창출 등 더 많은 가치를 포함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에너지전환을 환경과 안전 차원으로 보는 시각을 넘어 새로운 산업과 부가가치 창출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에너지전환은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를 해소하고, 안전하고 깨끗한 대안 에너지원을 마련하며, 후손에 대한 비용 전가 행위를 방지하고, 산업 혁신과 일자리 창출 기회를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또 "에너지전환 정책이 화두가 되며 원전, 석탄화력, 액화천연가스,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에 관심이 많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수요관리"라며 "결국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미 유럽국가들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호 한국 태양광발전학회 에너지전환연구소 소장은 "글로벌 에너지전환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며 "미국은 지난 하반기부터 9개 주들이 클린에너지 100% 목표를 확정했거나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도 오래된 원전을 폐쇄하고 신설하기로 했던 것을 해상풍력으로 대체하기로 했으며 독일은 연말까지 탄소세 도입 로드맵을 확정하기로 했다"며 "유럽은 단순히 에너지전환을 넘어 산업 전체의 프레임을 저탄소구조로 바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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