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상장 생보사 중 나홀로 실적↑...자산운용이익 증가 영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5.20 08:48

다른 상장 생보사들은 IFRS17 도입 대비해 보장성보험 확대하며 실적 하락

▲삼성생명


[에너지경제신문=허재영] 상장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대부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삼성생명이 나홀로 상승세를 보였다. 보험사들이 저금리 장기화와 신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리면서 실적 하락세를 보인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생명은 보장성보험 비중을 확대하면서도 자산운용이익이 늘어난 영향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 563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8조1688억원으로 4.0%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4696억원으로 12.9% 증가했다. 수입보험료는 5조1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지만, 장래 이익을 가늠하는 지표인 신계약 가치는 3146억원으로 21% 증가했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도 304%에서 338%로 늘었다.

삼성생명을 제외한 다른 상장 생보사들의 실적은 모두 하락했다. 저금리 흐름이 장기화되고, IFRS17 도입에 대비해 보장성보험 중심으로의 체질 개선 과정에서 사업비 지출이 늘어난 영향 때문이다.

특히 한화생명의 당기 순이익은 1103억원에서 192억원으로 82.6% 급감했다. 이는 5개 상장 생보사 중 가장 적은 금액이다. 영업이익도 2092억원에서 377억원으로 82% 줄었고, 매출액만이 5조8991억원에서 6조1695억원으로 4.58% 증가했다. 한화생명 측은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사업비용이 증가했고, 대손충담금 적립과 일회성 손상차손 등의 영향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보장성 APE(연납화보험료)는 3282억원으로 전체 APE의 60%를 넘어섰다.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도 889억원에서 804억원으로 9.6% 감소했다. 매출액은 1조1089억원에서 1조2078억원으로 8.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05억원에서 1062억원으로 11.9% 줄었다. 보장성보험 APE가 증가하면서 비차이익이 줄어 순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오렌지라이프의 총 APE 성장률은 21.4%에 달했고, 이 중 보장성 APE는 19% 증가하며 1000억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당기순이익이 287억원에서 279억원으로 2.9% 줄었다. 단기적으로 신계약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수익성이 높은 변액보장형 중심의 매출 구조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올 1분기 보장성 APE은 562억원으로 13.8% 늘어났고 변액보험 연납화보험료는 543억 원으로 54.1% 급감했다. 동양생명 역시 426억원에서 394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7.6% 감소했다.

삼성생명 역시 다른 생보사들과 마찬가지로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올 1분기 보장성 APE는 4761억 원으로 8.2% 증가했다. 그럼에도 상장 생보사 중 홀로 실적이 개선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자산운용이익 확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이익률은 4.0%로 생보사 중 두번째로 높았다. 자산운용이익 중 유가증권·부동산 등의 매각 등을 통한 비이자수익도 631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판매가 늘면서 신계약 가치가 늘어났고, 자산운용이익도 확대되면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호실적 요인으로는 증시 강세와 매각이익 증가로 비이자수익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라며 "향후에도 적절한 비이자수익과 신계약가치 성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허재영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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