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형 해양플랜트 입찰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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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에지나 FPSO가 지난해 초 나이지리아 라고스 생산거점에 도착한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조선업계가 침체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지난달 삼성중공업이 조선 '빅3' 중 처음으로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하면서 부활에 시동을 걸면서다. 여기에 하반기 대형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대거 기다리고 있어 조선업계 아픈 손가락이었던 해양플랜트가 '효자'로 등극할 전망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는 오랜 기간 침체를 겪어온 해양플랜트 부문 수주에 나서면서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인다.
해양프로젝트는 수주 규모가 보통 조(兆) 단위를 넘어 수주 성공시 실적에 큰 도움이 된다. 수주가 실제 영업 실적으로 이어지는 데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조선 특성상 회복 속도는 더디지만 전반적인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건 분명하다.
회복 조짐은 글로벌 해양산업에서도 감지된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심해 에너지 시추·생산 기업과 조선소들은 원유 채굴을 위한 설비 발주와 지출 확대, 신규 직원 채용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로열 더치 쉘과 타로스 에너지를 비롯해 심해 탐사업체들은 엔스코와 테크닙FMC 등 엔지니어링 업체들과 함께 투자자들에게 해양산업 회복이 시작되고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엔스코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이후 연속적으로 감소해 온 심해유전 개발 지출이 올해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1550억 달러(액 185조원)에 달한다. 내년에는 10%로 늘어갈 예정이다.
해양 시추설비 운용률도 점차 상승 추세다. 클라슨에 따르면 잭업을 포함한 시추설비 전체 운용률은 연말까지 76%에 이르고 내년에는 80%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전년 대비 7~10%가량 올랐다.
업계에서는 해양플랜트 수주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크고 작은 해양플랜트 수주 기대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올 하반기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마르잔, 캐나다 키스파, 베트남 블록B, 나이지리아 봉사 사우스웨스트 등이 발주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 조선 빅3 중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2일 발주가 지연됐던 인도 릴라이언스의 1조원 규모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1기를 수주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 자신감을 얻었다. 이는 2017년 이후 삼성중공업의 첫 해양플랜트 수주다.
현재 삼성중공업이 바라고 있는 수주는 총 2건으로, 호주 바로사 FPSO, 나이지리아 봉가 사우스웨스트 FPSO 등 2건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으로부터 앵커(Anchor) 프로젝트용 반잠수식 시추설비 수주가 유력하다. 기대가 컸던 로즈뱅크 FPSO는 입찰 과정이 마무리될쯤 쉐브론이 지분 전체인 40%를 에퀴노르에 매각하면서 수수전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4년 만에 미국 석유개발업체 엘로그로부터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1기를 수주하는데 성공한 현대중공업도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NG선 중심의 수주가 지속되고 있고 최근 인도 릴라이언스 FPSO를 수주하며 해양플랜트 수요 회복을 시사했다"며 "연내 매출 성장으로 수익성 개선 추세가 계속될 것이다. 하반기에는 바로사 플랫폼, 내년 상반기에는 봉가 수주를 기대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