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빚 1540조…증가세 둔화했지만 여전히 소득보다 빨리 늘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5.22 15:15
[에너지경제신문=허재영 기자] 1분기 가계 빚(가계신용)이 1540조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주택 거래 감소로 인해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소득보다 빨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540조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3조3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2013년 1분기 9000억원 감소한 후 최소치다.

가계신용이란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한 가계 빚을 뜻한다.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71조8000억원 늘어나 증가율은 4.9%로 집계됐다. 2004년 4분기 4.7%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주택 매매거래 감소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관리지표로 도입되면서 시중 은행들은 위험대출은 15%, 고위험대출은 1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도 올해 1분기 14만5000호로 작년 4분기보다 6만8000호 줄어들었다. 1분기 아파트 분양물량도 5만3000호로 전 분기 대비 1만9000호 감소했다.

가계 빚 증가세는 낮아졌지만 지난해 전체 가계소득 증가율(3.9%)과 비교하면 여전히 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인 3.0%보다도 높아 경제 성장세보다도 빨리 늘어난 것이다.

가계대출 잔액은 1451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5조2000억원 늘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718조7000억원으로 5조7000억원 늘며 증가폭은 전분기보다 둔화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약화와 DSR 산정 때 기타대출 원리금도 반영되면서 기타대출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영향이다.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 가계대출은 31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조500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기타대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3조1000억원 늘어난 41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고, 판매신용은 88조2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 감소했다. 계절적 요인에다 일부 업체에서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중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했으나 가처분소득 등 여건에 비해서는 아직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가계대출은 집단대출 및 제2금융권 DSR 관리지표 도입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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