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OECD 이어 KDI 까지...' 韓 성장률 2.6%→2.4% 하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5.22 16:15

대내외 여건 악화로 내수·수출 모두 위축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 심화되면 더 하락 가능
"경기부양 필요…중장기 생산성 제고 정책 펴야"

▲(사진=연합)


국내외 주요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 반도체 수요 둔화, 국내 노동시장 정책 변경에 따른 부작용 등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우리나라의 내수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수요, 국내 노동시장 정책 등 현재 국내외 요건을 반영한 것으로 대내외 상황이 더 악화되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더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 국내외 주요기관 잇따라 韓경제 암울 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하반기 전망 2.6%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을 낮춘데 이어 정부 국책기관인 KDI까지 성장률을 낮춰 잡았다. 2.4% 경제성장률은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힘들었던 2012년(2.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가 투자 위축을 중심으로 내수의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은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반도체 경기 호황이 지난해 이후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올해 들어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은 내년에도 2.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582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559억 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설비투자 역시 4.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 1.3%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에서 마이너스로 선회한 것이다. 건설투자의 경우 건축부문이 주택건설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올해 4.3%에 이어 내년에도 3.1% 각각 감소하고, 민간소비는 경제성장률 하락과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실질구매력이 제한되면서 올해 2.2%, 내년 2.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 물가는 올해 0.7%, 내년에는 1.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경기 부진에도 정부 일자리정책 등의 영향으로 올해 3.9%, 내년 3.8%로 지난해(3.8%)와 유사한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20만명 내외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내년에는 10만명대 중반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왼쪽), 정규철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KDI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의 가장 큰 요인은 당시 예상한 것보다 대외경제 상황이 빠르게 둔화하면서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낮아진 데 있다"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 반도체 수요 회복시기 등이 있고, 대내적으로는 노동시장 정책 변경에 따른 단기적 부작용 등이 있다. 이에 따라 0.1∼0.2%포인트 조정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대내외 요건이 악화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2.2%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최근 경제상황을 판단했을 때 여러 위험요인이 산재한 상황이기에 2분기 성장률이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금리인하를 포함한 적극적 툴(수단)을 시행하도록 대비해야 한다"면서 "단기적으로는 대내외 수요 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합을 확장적 기조로 유지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 경제정책은 생산성 제고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靑 "추경 등 재정집행 가속화"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잇따라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낮추고 있다.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2%에서 3.1%로 낮추면서 우리나라 성장률 역시 2.6%에서 2.4%로 낮췄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3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낮췄고,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도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간은 2.7%였던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내렸고, 바클레이스와 호주ANZ도 각각 2.5%에서 2.2%로 조정했다. 일본 노무라증권(1.8%), 캐피털이코노믹스(1.8%), ING그룹(1.5%) 등은 아예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대폭 낮춰 잡았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한 측면과 함께 투자·수출 부진 등 국내 1분기 실적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는 재정 집행을 가속해 정책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투자·수출 활성화 등 경제 활력 제고 대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추경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가 긴급한 상황이기에 국회의 협조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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