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수익성·안전성 외면한채 외형확장만 몰두해 신뢰 떨어져" 고객 불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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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카카오페이 |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가 쉽고 빠른 투자를 지향하며 출시한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 상품의 상환금 지급 지연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페이는 엄격한 심사 기준을 통과한 상품만 제공한다고 설명했지만, 연이은 상환금 지급 지연이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 이용 고객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0일 출시한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를 통해 320여건의 상품이 판매된 가운데, 상환금 지급이 이날 현재 14회나 지연됐다. 상환금 지급 지연은 2월부터 매달 계속되고 있다. 먼저 2월 중순께 ‘아파트 담보(서울시 강남구) 39-1,2,3 및 46’ 상품의 1회 차 상환금이 지급됐어야 했지만 상환금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투자금을 지급받은 대출자의 자금 운용 사정으로 인해 상환금 지급이 지연된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상환금 지급 예정일자보다 20일 가량 지연된 3월 7일께야 해당 상품 투자자들에게 상환금 지급이 완료됐다.
연이어 3월과 4월에도 ‘아파트 담보(서울시 강남구) 39-1,2,3 및 46’ 상품의 2회 차, 3회 차에 대한 상환금 지급이 지연됐다. 2회 차 상환금은 4월 9일께 지급됐지만, 3회 차 상환금은 아직까지 지급이 진행 중이다. 카카오페이 측은 "‘아파트 담보(서울시 강남구) 39-1,2,3 및 46’ 상품의 경우 2회 연속 상환금 지급이 지연됐기 때문에 기한이익상실 처리 됐으며, 채권 매각을 통해 모두 중도상환 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먼저 이달 17일자로 상환금 일부에 대한 중도상환이 진행됐으며, 내달 16일까지 순차적으로 잔여 상환금이 지급될 계획이다.
이어 4월 말에는 ‘아파트 담보(고양시 일산동구)3’ 상품의 5회 차 상환금, 5월 초에는 ‘아파트 담보(인천시 남동구) 40’ 상품의 4회 차 상환금에 대해 지급이 지연됐다. 22일 기준 인천시 남동구 40 상품의 상환금은 지급됐지만, 고양시 일산동구 3 상품에 대한 상환금 지급 안내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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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0일 출시한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 상품의 상환금 지급이 이날 기준 14회나 지연됐다. 판매 페이지에는 상품의 예상 수익률과 투자 기간이 명시돼있다. |
상환금 지급이 지연된 상품의 투자처는 모두 은행통합형 P2P 금융기업인 ‘피플펀드’의 상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P2P금융협회의 회원사 대출현황 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30일 기준 피플펀드의 연체율은 12.72%로 전체 45개사에 달하는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의 평균 연체율인 8.50%를 웃돌았다. 연체율은 현재 미상환된 대출 잔액 중 상환일로부터 30일 이상 상환이 지연되는 건의 잔여원금의 비중을 의미한다.
이에 피플펀드 관계자는 "연체율 산정 방식상 대출 상환이 이뤄져 대출 잔액이 계속해서 빠지는 경우에는 연체율을 낮추기가 힘들다"라며 "피플펀드의 경우 매달 연체율의 변화 폭이 큰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상환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는 1만원부터 소액분산 투자를 하며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데에서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카카오페이 투자를 통해 모집된 투자금이 4개월만에 4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이용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연이은 투자 상환금 지급 지연은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의 안정성 및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최근 카카오페이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를 점차 늘려가는 가운데, 상품 자체의 수익성과 안전성 보다는 외형 확장에만 몰두한다는 지적도 피하기 힘들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상환금 지급이 지속적으로 지연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상품의 검토·분석 단계에서 허술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카카오페이라는 기업의 신뢰적인 측면에서 상품을 단지 판매하고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연체율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계속되는 투자 상품 상환금 지급 지연에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중위험·중수익의 투자 상품이기에 차주의 일시적인 자금 부족, 예기치 못한 상황 등의 이유로 단기 지연 및 연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연 자체 보다는 연체가 발생했을 때 투자자 손실이 최소화되도록 적절한 절차에 맞춰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페이는 상환금 지급 지연이 발생한 건에 대해 투자상품 제공사와 협의해 즉각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번에 발생한 건들 중 2회 연속 상환금 지급된 건에 대해서는 기한이익 상실 처리됐으며, 채권 매각을 통해 모두 사용자들에게 손실 없이 중도 상환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