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 보험상품 잇따라 출시...업체 ‘배타적 사용권 획득’ 상반기에만 83% 껑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5.23 16:15

실적부진 만회 위해 시장선점 효과
미세먼지·치매 등 시대상 반영상품 등장


[에너지경제신문=허재영 기자] 최근 보험사들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이 늘어나고 있다. 보험업계가 시장 포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목적이다. 또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보장성 상품 판매 촉진을 위한 의도도 있다. 기존 상품에 신규 담보 등을 추가하는데 그치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보장성 위주의 독창적 상품들이 등장하는 추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보험사의 배타적사용권 신청 상품은 생명보험사 6건, 손해보험사 5건 등 총 1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83.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에는 상반기 6건 신청이 있었고 한해동안 총 18건이 접수된 바 있다.

배타적사용권은 보험사의 ‘특허권’이라 불린다. 생보협회와 손보협회의 신상품 심의위원회가 보험사들의 신상품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01년 도입했다. 창의적 보험 상품을 개발한 보험사에 일정기간 독점 판매 권리를 주는 제도로, 보험사가 신상품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하면 각 협회 신상품 심의위원회가 심사를 통해 권리 부여 여부를 결정한다. 배타적 사용권이 부여되면 일정기간동안 다른 보험사들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어 해당 상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금융감독원이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보험사의 상품 개발 자율화를 장려하자 보험사들은 일제히 배타적사용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에 지난 2017년에는 1년간 33개의 상품이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기도 했다.

배타적 사용권 신청이 늘어난 이유로는 먼저 보험업계의 실적 부진이 꼽힌다. 보험사들은 저출산과 저금리를 비롯해 시장 포화상태에 빠져있다. 이에 조금이라도 시장을 선점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또한 IFRS17 도입에 대비해 보장성 상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기존 상품과 약관에 신규 위험담보나 위험률 등을 도입하는데 그쳤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독창적인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보장하는 보험과 고령화로 인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치매보험 등이 대표적인 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이 출시한 ‘(무)m미세먼지질병보험’은 업계 최초로 미세먼지 할인제도를 적용해 6개월간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5~10% 감소하면 1%를, 10~15% 감소하면 2%를, 15% 이상 감소하면 3%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DB손해보험의 ‘착하고간편한간병치매보험’ 상품도 장기간병요양진단비 위험률에 대해 3개월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이 상품은 축소된 질문서를 통해 고령자와 건강상태가 좋지 못한 유병자 고객들도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으로 인정될 경우 장기요양진단비를 보장했다는 측면에서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게 됐다.

최근 산업 이슈로 떠오른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상품도 있다. 현대해상은 커넥티드카 특화 자동차보험 자동 가입으로 3개월간의 배타적사용권을 얻었다. 이밖에 롯데손해보험은 천식 지속상태 진단비 특약을 추가한 ‘롯데 도담도담 자녀보험’으로 3개월간의 첫 배타적 사용권을 얻었고 이 밖에 많은 보험사들이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 및 획득했다.

보험사들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 경쟁은 향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시장포화 상태에 빠지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시장 선점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배타적 사용권 신청이 늘어나는 추세다"라며 "하반기 역시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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