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김현미 장관 "인천2호선과 일산 연결해 서북부 교통 개선한다"

인천도 일산 주민도 "실효성 없다, 선거공약 재탕" 비판

고용부, '선 입법-후 비준' 로드맵 깨고 ILO 비준추진 발표

실업자도 노조 가입 OK...사회적 혼란에 '손흥민 군대설' 루머 무성

OECD "최저임금 상승 일자리 창출 저해" 경고에도 총선용 정책만 '남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인천 2호선 지하철을 검단, 김포를 거쳐 일산까지 연장하겠다. 올해 안에 최적 노선을 마련하고 인천, 경기도 등과 협의를 거쳐 내년까지 광역교통 시행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23일 세종시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미비준 4개 핵심협약 중 3개 협약에 대해 비준을 추진하겠다. 결사의 자유 제87호와 제98호, 강제노동 제29호 등 3개 협약에 대해서는 비준과 관련한 절차를 진행하겠다."(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최근 글로벌 주요 기관들이 한국 경제에 대해 잇따라 경고등을 켜는 가운데 정부가 실효성이 낮은 정책들을 잇달아 발표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늘리기 위해 인천 2호선 지하철을 일산까지 연결까지 연결하겠다고 공언하는가 하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선 입법, 후 비준'이라는 원칙을 깨고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4개 중 3개에 대한 비준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정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식 정책만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누구를 위한 교통인가"... 인천도, 일산도 신도시 대책에 뿔났다

최근 지역 주민들의 심기를 건드린 대표적인 정책은 바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3일 내놓은 '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개선 구상안'이다. 김 장관은 이날 인천지하철 2호선을 인천 검단과 경기도 김포를 거쳐 일산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국토부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을 2023년 말까지 개통시키고, 인천지하철 2호선을 검단신도시, 김포를 거쳐 일산까지 잇는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일산을 서울 북부까지 이어주면 인천 불로지구부터 김포 걸포북변역, 일산 킨텍스역, 주엽역, 일산역 등 12km의 노선이 연장된다. 

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개선 구상(안) (자료=국토부)


인천 2호선이 일산과 남북 방향으로 이어지면, 이 노선은 일산 경의·중앙선, 서울 지하철 3호선, 김포도시철도, 공항철도 등 동서 방향 노선들과 연계될 수 있다. 즉 고양, 일산 주민들이 철도만으로 쉽게 서울 서남부 지역까지 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장관의 구상만 들어보면 일산 주민들도 인천지하철 2호선 인근에 위치한 직장으로 자유롭게 출퇴근할 수 있어 교통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재미있는 점은 이같은 대책을 일산 주민들도, 인천 주민들도 반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산과 인천 2호선을 오가는 이들이 많지 않은데다 정작 일자리가 집중돼 있는 서울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대책들은 쏙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검단 주민들은 인천지하철 2호선 검단 연장은 이미 예정됐던 사업으로 3기 신도시 지정에 따른 피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이 2016년 총선에서 내놓은 공약들을 다시 재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김 장관은 당시 경기 고양시(정)에 출마할 때 대곡에서 김포공항을 거쳐 소사전철사업을 앞당기고, GTX 완공을 서두르겠다고 공약했다. 결국 김 장관이 3년 전 공약들을 일산 지역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선심 쓰듯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장관의 지역구인 일산 서구를 비롯해 1, 2기 신도시 주민들이 연일 정부의 3기 신도시 건설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서자 당초 계획보다 서둘러서 교통 대책을 발표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기도 일산신도시연합회는 지난 23일 김 장관의 대책과 관련해 "1기, 2기 신도시 문제의 대책에서 새로운 것이 없는 지난 총선의 지역공약을 재확인하는 수준이다"며 "GTX, 인천 2호선, 대곡소사선 연장, 3호선 파주 연장 등은 이미 지난 몇 차례의 선거 공약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김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만약 출마한다면 일산 아닌 다른 지역 출마는 생각할 수도 없다"며 일산서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천 검단 주민들도 반발했다. 이미 일산 연장계획을 제외한 인천지하철 1·2호선 검단 연장 등 나머지 대다수 계획은 이미 예정됐던 사업이어서 3기 신도시 지정에 따른 피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주민들은 서울지하철 5호선 검단 연장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하며 오는 25일 '3기 신도시 반대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 "손흥민도 군대를?"...고용부, ILO 핵심협약 비준 발표에 각종 루머 '무성'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이렇듯 국토부가 현실성 없는 정책으로 뭇매를 맞는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돌연 지난 22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발표한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정부 입장'에서 "미비준 4개 핵심협약 가운데 결사의 자유 제87호와 제98호, 강제노동 제29호 등 3개 협약에 대해 비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정부가 ILO 핵심협약의 기준에 맞게 국내 노동관계법을 고치고 나서 협약을 비준한다는 '선입법 후비준' 로드맵을 '선비준 후입법'으로 바꾸겠다는 의미다. 국내 노동관계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선 비준에 나서는 것이다. 

다만 헌법상 '입법 사항에 관한 조약'의 비준을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고용부는 관계 부처와의 협의, 노사 의견수렴 등 관련된 절차를 거쳐 오는 9월 열리는 국회에서 열리는 정기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고용부의 이같은 발표는 국제 기준에 맞는 노동권 보장을 위해 ILO 핵심협약을 비준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다. 

이렇듯 정부가 일방적이고 성급하게 비준 절차를 추진하면서 근거 없는 루머들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일례로 정부가 사회복무요원 제도 관련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제29호 협약을 비준하며 사회복무요원 제도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 협약은 처벌의 위협 아래 비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모든 형태의 노동을 강제노동으로 보고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다만, 의무병역법에 따른 순수한 군사적인 성격의 작업은 예외로 인정한다. 금지 대상인 강제노동으로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사회복무요원,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요원 등 보충역의 노동은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복무요원은 4급 판정을 받으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정 기간 근무를 해야 하므로 자발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혜택을 받은 손흥민 선수도 군대에 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병역특례를 받아 4주간 군사훈련, 복무 및 봉사활동 544시간을 해야 하는데 통상적인 군사 업무가 아닌 만큼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제29호와 상충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병역혜택의 경우 군사부문은 아니지만 강제노동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발적인 단체 설립과 가입, 설립된 단체의 자유로운 활동 등을 보장하는 ILO 핵심협약 제87호와 노사단체의 상호 불간섭 등을 골자로 한 98호 협약을 비준하면 5급 이상 공무원, 해고자, 실직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어 노동권의 힘이 더욱 막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98호와 98호 협약이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과 이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노조법 조항과 상충되는 점도 문제다. 그러나 고용부는 이같은 문제들을 어떻게 대비할지 사회적인 합의는 물론 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은 상황에서 돌연 '비준' 카드를 꺼낸 것이다. 


◇ OECD 등 국제기관들 韓 경제성장률 하향조정...정부는 '총선만?'

(사진=연합)


이렇듯 정부가 실효성이 없거나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는 정책들을 내놓은 것은 내년 총선을 염두해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내년 4월15일 치러지는 제21대 총선은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무대'인 동시에 정국 주도권의 향배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2022년 대선 전초전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패배시 문재인 정부는 레임덕이라는 역풍을 맞게 된다. 즉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앞 뒤 가리지 않는 선심성 정책으로 민심 달래기에 나설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실제 야권에서도 최근 정부의 정책들은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국제기관들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처분가능소득이 10년 만에 감소하는 등 한국 경제 곳곳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에서 정부가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정책만 내놓는다는 것이다. 최근 OECD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월 내놓은 중간 경제전망보다 0.2%포인트 내린 2.4%로 수정했다. 또 국제금융센터의 9개 투자은행 전망치 집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 GDP는 평균 2.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 기관들은 한구 경제에 대해 글로벌 교역 약세와 중국발 수요 둔화는 물론 대내적인 요인까지 맞물렸다고 지적했다. 2018~2019년 최저임금이 29% 인상되면서 기업들의 고정투자가 줄고 고용도 위축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해법을 찾아야할 정부가 경제 지표의 좋은 점만 애써 부각하며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놓는 것은 단순 '총선 대비 민심 길들이기'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여당은 최근 의원총회에서 '민생 회복을 위해 그 무엇도 할 수 있다'는 진지한 성찰이나 반성을 볼 수 없었다"며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는 집권 여당이 아닌 권력은 잡되 책임은 없는 집권야당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과 세금중독이 국민 통장을 탈탈 털고 있다"며 "정책 실패를 세금으로 땜질하는 것을 다 예로 들 수 없다. 실패와 세금의 뫼비우스의 띠"라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