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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주요 통화 중 원화 하락폭 3.97%로 1위...14개 통화 모두 하락

코스피가 이틀째 하락세로 마감한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한국 원화에 대한 하락 베팅이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6일 로이터가 아시아 주요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환포지션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2주일간 한국 원화에 대한 쇼트 포지션이 확대됐다.

로이터는 각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포지션을 -3 부터 3까지 지수로 추정했다. 달러에 대한 ‘롱 포지션’(매수)이 가장 클 때 ‘3’이고, 이 수치가 높을수록 달러에 대해 해당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추세가 강하다는 뜻이다.

그 결과 원화 포지션은 1.69로 조사 대상 9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원화는 미국이 겨냥하고 있는 중국의 위안화(1.28)보다도 더 비관적이었다.

위안화 다음으로는 대만 달러(1.14), 싱가포르 달러(1.01) 순으로 쇼트 포지션이 컸다.

특히 최근 미국이 중국 정보기술(IT)기업 화웨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IT 수출 비중이 큰 대만 통화에 대한 하락 베팅도 2016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원화와 대만달러를 비롯해 글로벌 수출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통화들은 최근 급격하게 가치가 하락했다.

블룸버그 세계환율랭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한 달간 16개 주요 통화는 대부분 달러화에 대한 가치가 속수무책으로 떨어졌다.

16개 통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1.66%)과 스위스 프랑(1.07%)만 달러 대비 가치가 상승했을 뿐 나머지 14개 통화는 모두 하락했다.

이 중 한국 원은 3.97%로 낙폭이 가장 컸으며 호주달러(3.4%), 영국 파운드(2.79%), 대만 달러(2.19%)를 비롯해 2% 넘게 급락한 통화가 절반인 8개에 달했다.

주요 신흥국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21개국 중 가치가 상승한 통화는 하나도 없었고 원화는 콜롬비아 페소, 아르헨티나 페소, 터키 리라, 칠레 페소에 이어 5번째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으나 자본 유출 위험, 수입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큰 만큼 안정적인 환율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투자자들은 다음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열어 무역분쟁의 마침표를 찍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때까지 외환시장 변동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멜론은행의 레일 아코너 전략가는 "무역 전쟁 이후 위안화는 시장 심리에 더 취약해졌다"며 "이런 추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그래서 각국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를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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