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하강 우려 커지자…신흥국 금리인하 카드 ‘만지작’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02 10:53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주요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향후 인하를 예고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 발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 하면서 글로벌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진 데 대한 선제대응 차원이다.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도 미묘한 입장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인도,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데 이어 5월엔 뉴질랜드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아이슬란드, 스리랑카가 차례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은 국내외 경제 환경의 어려움과 국내 경제성장 둔화를 금리 인하의 이유로 지목했으며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7일 기준금리를 3%로 0.25%포인트 인하했고 다음 날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역대 최저 수준인 1.5%로 0.25%포인트 내렸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둔화한 경제성장과 제한적인 고용 전망, 세계 경제 전망에 여전한 불확실성을 금리 인하 근거로 설명하면서 향후 금리 예상치를 통해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필리핀은 지난달 9일 기준금리를 4.5%로 0.25%포인트 내렸고, 벤저민 디오크노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아이슬란드 중앙은행은 지난달 22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1.8%에서 마이너스(-) 0.4%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기준금리를 4%로 0.5%포인트 낮췄다.

스리랑카는 지난달 31일 1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 세계 경제의 현재, 그리고 향후 예상되는 상황을 신중히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지난 4월 기준금리를 6%로 0.25%포인트 내린 데 이어 오는 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호주도 아직은 역대 최저인 1.50%에 금리를 붙잡아두고 있지만, 인하가 예고돼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4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 여부에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준 2인자’인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30일(현지 기준) 한 행사에서 "만약 경기전망이 악화하는 위험을 보게 된다면, 이는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요구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전망 악화를 전제로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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