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스마트폰 1위' 목표 '빨간불'…삼성 '수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03 09:19

폭스콘 화웨이 생산라인 수주간 가동 중단
밍츠쿼 "화웨이 연간 출하량 최대 1000만대 감소"
"삼성 가장 큰 수혜자"

▲화웨이. (사진=AP/연합)


미국의 제재 여파로 화웨이의 성장 가도에 급제동이 걸렸다. 일본과 대만 등이 '화웨이 배제'에 동참하며 위탁 생산업체 폭스콘에서도 생산을 중단한 상황이다.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면서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선두 지위를 굳건히 할 것으로 보인다.  


◇ 화웨이 "2020년 글로벌 출하량 1위 목표 재평가"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오 밍(Zhao Ming) 화웨이 회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 행사에서 '2020년까지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급업체가 될 수 있겠는가'를 묻는 질문에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목표 달성을 속단하기 어렵게 됐다"라고 밝혔다.

밍 회장이 말한 '예기치 못한 상황'은 최근 미국의 제재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자국 기업이 화웨이를 비롯해 일부 외국 회사들의 통신장비를 쓰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상무부는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못 박으며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정부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글은 화웨이에 안드로이드폰 소프트웨어를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인텔과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도 화웨이와 거래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화웨이는 반도체를 비롯해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을 조달받기 어려워지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과 대만 등은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KDDI는 지난달 24일과 말로 예정된 화웨이 스마트폰 P30 라이트의 발매 일정을 연기했다. 대만 중화텔레콤과 타이완모바일, 파이스톤, 아시아퍼시픽텔레콤, 타이완스타텔레콤 등 5개 이동통신사는 화웨이 신규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 화웨이 생산량 감축… 삼성 '미소'

스마트폰 판매에 어려움을 겪자 화웨이는 급기야 생산량을 줄였다. 폭스콘은 최근 수주간 화웨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삼천 본사의 주문량이 줄어서다. 이번 생산 중단 결정이 일시적인지 혹은 장기적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화웨이의 부진으로 폭스콘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판매 감소로 위축됐던 폭스콘은 최근 화웨이의 급격한 성장으로 수혜를 볼 거란 전망이 제기됐었다. 화웨이는 메이트20 시리즈와 P30 시리즈 등을 폭스콘에서 조립했다. 

폭스콘은 애플의 생산라인을 화웨이로 돌리고 정저우와 선전 공장에서 대규모 신규 채용에 나서는 등 기대감에 부풀었으나 화웨이마저 주문량을 줄이면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화웨이의 출하량 전망은 더욱 어둡다. 애플에 정통한 분석가인 TF인터내셔널의 분석가 밍츠쿼는 투자자 노트를 통해 "화웨이가 구글 소프트웨어를 대처할 방법을 찾지 못할 경우 매달 출하량은 800~1000만대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도 "미국의 제재가 계속될 경우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2억580만대에서 올해 1억5600만대로 절반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인 화웨이가 주춤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는 특히 삼성전자가 올해에도 글로벌 1위 지위를 유지할지 주목하고 있다.

화웨이는 출하량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삼성전자를 위협해왔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2억923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애플(2억880만대), 화웨이(2억600만대) 순이었다.

출하량만 보면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격차는 8000만대 이상 벌어지지만 판매량 증가폭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삼성전자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8% 감소한 반면 화웨이는 33.6% 늘었다.

밍츠쿼는 "화웨이가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잃게 되면 삼성전자가 가장 큰 이익을 볼 것”이라며 “애플은 두 번째 수혜자"라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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