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산업부 여현우 기자


10년이 걸렸다. ‘쌍용차 사태’ 이후 해고자들이 모두 복직하기까지. 지난 2009년께 극심한 갈등을 겪던 쌍용차 노사는 직원 해고와 전면 파업이라는 무기로 서로를 겨눴다. 파업 기간 노조원 64명이 구속됐고 수천명이 회사를 떠났다. 강산이 변한다는 긴 시간동안 해고자와 협력업체 직원 등 30여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극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 또 한 번 ‘쌍용차 사태’가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부산에 기반을 둔 르노삼성자동차와 부평·창원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한국지엠이 주인공이다. 양사 모두 심각한 ‘노조 리스크’에 노출돼 신음하고 있다. 회사 사정에 상관없이 매년 임금을 올려달라는 노조가 파업을 이어가는 모습이 닮았다.

르노삼성·한국지엠은 존폐기로에 서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을 아직까지 타결하지 못했다. 불과 3년 전 SM6·QM6를 성공시키며 승승장구했지만 현재는 공장 가동률이 반토막날 위기에 놓였다. 노사 갈등이 지속되며 소비자들의 신뢰에 금이 간 탓이다. 프랑스 르노 본사는 부산공장에 위탁생산 물량을 배정하지 않고 있다. 강성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군산공장 문을 닫으며 홍역을 치렀던 한국지엠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심기일전해 재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지만 노조는 임단협 교섭 시작도 전에 파업 일정부터 짜고 있다. 2014년 63만 532대였던 한국지엠의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46만 2871대로 27% 줄었다.

최악의 갈등을 경험한 쌍용차 노사는 결국 ‘회사가 살아야 모두가 산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노조는 2010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에서 탈퇴했다. 이후 작년까지 9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이 기간 회사의 성장 속도는 눈부실 정도다. 티볼리, G4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코란도 등 내놓는 신차마다 ‘대박’이 났다. 사측 역시 노조의 양보·희생에 따른 보상을 준비하고 있다. 10년 전 해고됐던 공장 근로자가 다시 출근할 수 있었던 동력도 노사 화합에 있다.

쌍용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명가’ 이미지를 구축하며 내수 3위 자리를 꿰찼다. 그러는 사이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하며 ‘꼴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쌍용차 사태’가 국내 완성차 업계에 남긴 교훈은 분명하다. 갈등은 파국을 부르고 화합은 성장을 유도한다는 것.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남겼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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