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산 수입 24.7% 감소·한국산 20.5% 증가
자동차·기계류·플라스틱·전자·석유제품 혜택
장기화되면 투자·소비 위축, 금융불안 등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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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우리나라가 대미 수출에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 투자 및 소비 둔화, 금융 불안, 중국의 아세안 수출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등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는 계속됐다. |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우리나라가 대미 수출에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 투자 및 소비 둔화, 금융 불안, 중국의 아세안 수출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등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는 계속됐다. 미국은 올해 5월을 제외하고 지난해 2500억 달러어치의 중국 제품에 대해 3차례에 걸쳐 추가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2일 발표한 ‘미·중 무역분쟁의 수출 영향’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상호 관세 부과의 영향으로 대미·대중 수출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면서 "대미 수출은 미·중 간 교역 감소에 따른 중간재 수요 하락, 미국의 성장둔화 등에 따른 수출감소 효과에도 불구하고 무역전환효과에 힘입어 미국의 대한국 수입은 20.5% 증가했다. 반면 중국의 대한국 수입은 중국 경기둔화와 중간재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5.9%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미국의 중국 제재품목 수입시장에서 중국산의 수입 증가율은 -24.7%를 기록한 반면 한국산은 20.5%로 오히려 늘어났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기계류, 플라스틱·고무제품, 전기·전자제품,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미국의 중국산 수입이 줄어들고 한국산은 늘었다.
미국의 중국 제재품목 수입 증가국은 대만(29.1%), 베트남(28.3%), 한국 순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중국 제재품목 수입시장에서 중국산의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16.1%에서 올해 1분기에는 12.5%로 3.6%p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한국산은 3.4%에서 4.1%로 0.7%p 상승했다. 가전, 섬유, 플라스틱·고무제품, 반도체, 기계류, 자동차 등에서 중국산의 점유율 하락과 한국산의 상승이 뚜렷했다.
미중 무역분쟁 속에 한국의 대미 수출이 늘어난 것은 미중 간 교역 감소에 따른 중간재 수요 하락,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한 수출 감소에도 중국산이 타 국가산으로 대체되는 무역전환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대미 제재품목 수입시장에서 미국(-36.9%)과 베트남(-20.2%) 수입이 가장 크게 줄었고, 우리나라는 -5.9%로 감소폭이 가장 작았다. 중국의 대한국 수입 감소는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로 인한 중간재 수요 감소와 경기둔화 영향이 무역전환 효과보다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미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호주, 브라질, 말레이시아, 캐나다, 스위스, 러시아 등으로부터 농수산물, 석유제품, 기계류, 화학공업제품, 귀금속 등이 많이 수입됐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될 경우 수출 경합도와 한국산 점유율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면서 대미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가전, 휴대폰, 플라스틱 등을, 대중 수출은 화학제품, 철강제품, 기계류, 전기·전자제품, 화장품 등을 지목했다.
무역협회 무역연구원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은 중국 제조 2025 전략을 늦추는 효과가 있어 중국의 빠른 기술추격에 직면한 우리나라 제조업의 수출경쟁력 확보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또 미국이 중국산 수입을 줄이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늘어나는 반사이익을 누렸다"면서도 "이는 단기적인 측면이 강하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 되면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돼 소비·투자가 위축되고 △경제 주체들의 불확실성을 높여 기업투자와 가계소비 위축을 유발해 세계 GDP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관세의 직접적 영향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이 위축돼 기업 투자 위축과 실질소비 둔화를 가져오고 △글로벌 공급망이 위축될 것을 우려해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생산과 투자를 보류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고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지난 2년간 호황기에서 글로벌 무역긴장 고조로 지난해 말부터 경기둔화가 심화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도 커졌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 대아세안 수출에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수출시장과 품목 측면에서 다변화를 꾀하고, 첨단 신기술 제품 개발, 생산네트 조정 지원 및 리쇼어링 유도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수출기회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