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시사 '3분기께 단행' vs 미·중 무역분쟁 지켜봐야 '4분기 이후 단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69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창립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을 하면서 시장은 금리인하를 거의 확실시 하는 분위기다. 당초 4분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컸던 가운데 3분기로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미중 무역협상 영향과 시장 분위기를 지켜봐야 하는 만큼 4분기 이후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예상도 여전히 많다.
이날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주열 총재가 한은 창립 제69주년 기념사에서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 전개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한 발언을 두고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된 것이란 반응을 내놨다. 시장의 기대 속에서도 그동안 이 총재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태도 변화를 보이면서 금리인하 명분을 세웠다는 해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경제 불확실성과 경기 부양적 행보를 언급하면서 채권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 총재 발언을 두고 ‘통화 완화적 기조 가능성을 좀 진전해 말한 것이 아닌가 이해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기준금리나 통화정책에 대해 가능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려고 했던 그간의 행보와 비교해 다른 차원의 언급이다"고 풀이했다.
당초 채권시장에서는 4분기께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 총재 발언 후 3분기 금리인하를 전망하는 예상들도 나온다. 공 연구원은 "경제 정책 수장들이 일제히 경기 진단이나 대응에 일정한 톤을 맞춘 것은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사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에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4분기로 전망했지만 3분기로 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중 무역분쟁 효과와 시장 반응을 지켜봐야 하는 만큼 4분기 이후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도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당초 내년 1분기께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만약 미국이 9월께 금리인하를 단행하면 우리나라도 4분기께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금리인하가 경제상황에 미치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한번에 그치는 인하가 아닌 기조적 인하가 돼야 한다"며 "기조적 인하를 하기 위해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미중 무역분쟁 상황을 중요한 변수로 꼽으며 이르면 4분기께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김 연구원은 "생각보다 국내 지표 반등이 제한되거나 6월 말에 미중 무역분쟁이 긍정적으로 풀릴 경우 내년 상반기께 금리인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무역분쟁 협상이 부정적으로 진행된다면 인하 시점이 앞당겨져 4분기께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