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임단협 큰 고비 넘겼다" 고객 신뢰 회복 ‘총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16 10:00

▲르노삼성자동차 .


르노삼성자동차가 1년여간 이어온 노사 갈등을 일시 봉합하며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노사분규가 이어지는 동안 고객 신뢰가 크게 무너진 만큼 회사는 한동안 이를 회복하기 위한 작업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4일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 조합원 74.4%가 찬성하면서 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 지난달 21일 1차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지 25일 만이다. 이에 따라 노사는 오는 24일 임단협 조인식을 갖고 상생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문별 투표 결과를 보면 부산공장 조합원 중심의 기업노조 본조는 73.3%가 찬성했다. 1차 잠정합의안 투표에서 반대표가 많았던 영업지부는 84.3%의 압도적인 찬성률을 보였다. 소수노조인 금속노조 지회는 찬성률이 8.6%에 그쳤다. 내부에서는 금속노조 지회에 ‘회사가 망해가는데 여전히 밥그릇만 챙기려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고 전해진다.

이번에 가결된 합의안에는 기본급 유지 보상금, 중식대 보조금 인상, 성과급 지급, 이익 배분제, 성과격려금 지급 등 임금과 근무조건 개선안 등이 담겼다. 향후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 노사 모두가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신차 출시와 판매에 협력하기 위해 노사 평화 기간을 갖기로 하는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도 2차 합의안에 추가됐다.

르노삼성 노사는 작년 6월부터 2018년 임단협 교섭을 시작했지만 1년 가까이 불신만 키워왔다. 1차 잠정 합의 부결 이후 노조는 지난 5일 오후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회사도 이에 맞서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하는 등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기도 했다. 그러다 노조원 파업 참여율이 크게 떨어지고, 회사의 명운이 걸린 수출용 신차 위탁생산 물량 배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노조 집행부가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임단협 타결이라는 고비를 하나 넘긴 르노삼성은 당장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이달 중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M6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마케팅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르노삼성은 인기 모델인 QM6의 상품성을 개선하면서 LPG 연료 모델도 추가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중형 SUV 중 LPG 연료를 장착해 출시되는 차는 QM6가 처음이다. 이에 따른 영업지부 등도 조직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신모델 판매와 서비스 강화 등을 위해서다.

르노본사 차원의 크로스오버차량(CUV)인 XM3의 물량을 배정 받아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XM3는 르노삼성이 개발을 주도한 모델이지만 노조의 장기간 파업으로 본사 차원에서 위탁생산 물량을 부산공장에 배정하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위탁 생산이 올 9월 종료돼 비상이 걸린 상태다.

노사가 곧바로 올해 임단협 교섭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해야한다는 점은 변수다. 만일 노조 집행부가 또 다시 강경한 태도로 나와 파업 분위기 등이 고조될 경우 르노 본사가 르노삼성에 물량을 배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편 르노삼성의 올해 1~5월 내수·수출 실적은 6만 7158대로 전년 동기(10만 4097대) 대비 35.5% 줄었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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