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차기 검찰총장에 윤석열 임명...기수 뛰어넘은 '파격' 인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17 11:16

2년간 적폐청산 수사 공로 인정...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드라이브'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전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내정했다. (사진=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검찰 총장으로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윤 지검장은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정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하는 첫 사례가 됐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17일 오전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 임명제청건을 보고 받고 다음달 24일 임기가 끝나는 문무일 검찰총장 후임에 윤 지검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2017년 5월 문 대통령 취임 직후 검사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된 지 2년 만에 검찰 수장을 맡게 됐다.

윤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장으로 임명되면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31년 만에 고검장을 안 거치고 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가 된다. 윤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3기로 현 문무일 검찰총장보다 무려 다섯 기수 아래다. 윤 후보자는 고검장 선배들을 제치고 조직 수장이 된 만큼 검찰 관례에 따라 연수원 19기부터 윤 후보자 동기인 23기까지 검사장급 이상 간부 30여명이 옷을 벗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것은 지난 2년간 국정농단과 사법농단 등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청와대로부터 신뢰를 쌓아온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는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공로를 인정함과 동시에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해 기수를 뛰어넘은 '파격'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 법학과 출신의 윤 후보자는 1994년 서른넷에 검찰에 발을 들인 '늦깎이' 검사지만 지난 25년간 탁월한 수사력과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주요 수사 보직을 두루 거치며 대형 사건 수사를 전담했다.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2007년 변양균·신정아 사건, 씨앤(C&)그룹 비자금 수사, 부산저축은행 수사 등을 주도했다.

윤 지검장은 지난 2012년 18대 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정권과 갈등을 빚은 끝에 수원지검으로 좌천됐다.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의 '영입 1호'로 지목돼 수사 일선에 복귀했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정농단' 게이트에 연루된 사회 각계 인사들을 거침없이 수사하며 강골 검사 특유의 기질을 발휘하기도 했다.

당시 특검팀과 윤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2017년 서열과 기수를 파괴한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으로 이어졌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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