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기업은행 ‘발전소 투자 PF대출’ 중 25%가 석탄금융
국책은행들 사실상 기후변화 선제적 대응 못해 고민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정부의 탈석탄 정책과 국책금융기관의 에너지 관련 투자 방향이 엇박자를 이루고 있다. 정부와 금융기관 사이에서 ‘적절한 규제 및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하는 금융당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 정부는 "탈석탄"...국책은행은 "석탄 투자 계속"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장병완 민주평화당 의원실이 에너지경제신문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과 그 자회사인 IBK연금보험 등이 꾸준히 석탄 발전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말 기준 IBK기업은행은 발전소 투자 관련 PF대출에 3867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그 중 LNG 발전소에는 1946억원을 투자해 전체 PF대출 총액의 50.3%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뒤이어 석탄발전소(967억원, 25.0%), 신재생발전소(954억원, 24.7%)의 비중으로 투자가 진행됐다.

IBK기업은행의 석탄 관련 PF대출은 2013년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2013년 ‘OCI SE’ 프로젝트에 16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이듬해 ‘GS 동해전력’과 그 다음해 ‘김천에너지’로 프로젝트 참여를 넓혀가며 IBK기업은행의 석탄 관련 PF대출 규모는 2016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IBK기업은행의 석탄 관련 PF대출 규모는 2017년 1118억원으로 사상 최대 투자 금액을 기록한 이후 2018년 981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이 같은 석탄 관련 PF대출과 관련해 IBK기업은행은 "정부 정책 및 환경문제 등을 고려해 국내 신규 석탄발전소에 대한 금융지원은 제한할 예정이다"라며 "국가적인 전력수급 안정화에 기여하고, 친환경적인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발전사업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을 기점으로 IBK기업은행의 석탄 관련 PF대출의 규모가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발전소 투자 관련 PF대출 비중에서 석탄의 비중이 25%를 차지한다는 데에는 지적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국책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전체 발전소 투자 관련 PF대출 중 석탄 투자의 비중이 신재생투자의 비중보다 높으며, 추가적인 석탄 관련 PF대출 참여가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6월 삼척 석탄화력 발전사업을 진행하는 ‘포스파워’와 금융 약정을 진행했으나, 해당 석탄 화력 발전소는 2024년까지 건설 예정이어서 향후 PF대출 잔액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IBK연금보험은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석탄 관련 투자 규모를 줄이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석탄 관련 PF대출을 시작했다. IBK연금보험의 석탄발전 PF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45억원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58억원으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수익성이 우선시되는 사기업이 아닌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금융사라는 점에서 최근 석탄발전을 시작했다는 점은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금감원 적절한 가이드라인 미비…‘당국 역할론’ 제기

최근 금감원은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제로 ‘지속가능·기후금융 스터디’를 개최하며 국내 금융권의 인식 제고 및 대응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금융권의 기후변화 대응 및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국제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환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져 이와 관련한 금융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 금감원 측의 설명이다.

해당 스터디에는 13개 금융기관(△산업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거래소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NH금융지주 △DGB금융지주 △DB손해보험 △삼성화재보험 △삼천리자산운용)과 2개 연구원(△보험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1개 국제기구(△GCF) 등이 참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참여한 금융기관의 경우 자체적 기준에 따라 선발한 것이 아닌, 수요조사 당시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금융사를 중심으로 꾸려진 것이다"라며 "추후 스터디 참여 의사를 밝힌 금융기관이라면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최근 지속해서 제기되는 미세먼지 이슈와 맞닿아 있는 기후금융 및 지속가능 금융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만, 발전소 투자 관련 가이드라인 준비는 아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앞선 관계자는 "에너지 투자에 따른 기후 금융과 관련해서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면밀하게 스터디를 해보자는 차원에서 이번 모임이 꾸려지게 된 것이다"라며 "당장 스터디를 통해 향후 어떤 가이드라인이나 정책에 준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금감원 일반은행검사국 관계자 역시 "정부가 ‘탈석탄’을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금감원에서 별도로 관련 규정을 만든다거나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논의하지는 않고 있다"며 "은행이 여신을 운용하는 것에 대해서 업종별로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주기적으로 석탄 관련 투자 비중 등을 확인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이종오 한국 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과 금융 감독 기관 등 40여개 기관이 가입해 활동하는 NGFS(녹색 금융 네트워크, Network of Greening Financial System)는 최근 기후변화 리스크를 금융 안정성 모니터링에 반영하라고 금융감독 당국에 권고했다"며 "국내 금융기관이 석탄발전 투자 규모를 줄이는 등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자산 안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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