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소상공인연합회가 17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관련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소상공인연합회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2020년에 적용될 최저임금 결정 시한이 오는 27일로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영계의 ‘고용 감소’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영계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대로 오는 2021년까지 법정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릴 경우 4년간 63만 명의 고용 감소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도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 추이
구분 최저임금(단위: 원) 인상률
2015년 5580 7.1%
2016년 6470 8.1%
2017년 6940 7.3%
2018년 7530 16.4%
2019년 8350 10.9%

경영계는 최근에는 미·중 무역 분쟁과 세계 경기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에 내수 침체까지 겹친 상황에서 최저임금 추가 인상은 고용 감소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지난달 초 ‘최저임금 차등화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를 통해 "법정 최저임금이 2021년까지 1만 원으로 인상될 경우 산입 범위 확대와 주휴 수당을 포함한 최저임금은 1만1658원이 돼 2017년 6470원 대비 80%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경연은 이 같은 최저임금 추세가 현실화되면 4년간 모두 62만 9000명의 고용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주 15시간 이상 근로하면 제공하는 유급 휴일인 주휴 수당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경우 7만 7000개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행처럼 최저임금 일괄 적용과 주휴 수당을 유지할 경우 4년간 54만 1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2016년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 원으로 인상할 경우 최저임금 탄력성을 적용했을 때 일자리 24만여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반적인 노동 수요 탄력성을 적용할 경우에는 무려 51만 명의 고용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그는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의 상당수가 영세 사업장에 있고 노동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 청년, 고령층인 상황이라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전체 근로자의 15% 이상인 294만여 명이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인데 이들 가운데 67%가 9인 이하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의 64%는 여성이라는 것이다. 또 19세 이하 근로자의 66%, 20∼24세 근로자의 34%, 60세 이상 근로자의 44%가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 가운데 하나다. 최저임금이 임금 총액을 결정하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기본급과 함께 기본급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상여금과 수당 등도 덩달아 오르는 임금 구조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훨씬 커지게 되는 셈이다. 특히 영세 사업장이 대부분인 소상공인 업계 측은 이미 경영난을 넘어 생존을 위협 받고 있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한국  경제성장률(실질 GDP) 추이
구분 경제성장률
2015년 2.8%
2016년 2.9%
2017년 3.1%
2018년 2.7%
2019년 2.2~2.5%(추정)
자료: 기획재정부, 통계청

최저임금 결정 시한 열흘 전인 17일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최저임금 관련 주무위원회인 노동·인력·환경 분과위원회 주관으로 ‘최저임금 관련 기자 회견’을 열고 이 같은 최저임금 제도를 개선해 소상공인을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속도 조절을 언급했지만 ‘동결’을 언급하지 않았을 뿐 이미 감당을 넘어선 수준에서 최저임금 결정 논의는 무의미하다는 게 이들 업계의 입장이다.

이근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최저임금이 이미 급격하게 올라 소상공인이 이미 고용과 투자를 줄인 마당에 동결을 포함한 인상 논의 자체가 이제 와서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 대다수 소상공인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연합회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경영 지표는 한계 상황에 이르고 있다. 지난달 말 연합회가 실시한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과 근로자 실태 조사 결과에 의하면 2년 새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은 급격히 악화됐다.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의 고용이 많은 소상공인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큰 부담이다.

소상공인 대부분(87.6%)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을 느끼고 있고, 근로자 60% 이상(61.2%)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 불안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제 직원을 줄인 소상공인은 60%에 육박했으며, ‘최저임금이 더 오를 경우 고용을 감축하겠다’는 의견이 27.1%, ‘업종 전환이나 폐업을 고려하겠다’는 응답도 25.4%에 달했다.

이에 따라 연합회는 이미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오른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 업종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 일자리 안정자금 등 최저임금 대책의 소상공인을 위한 실효성 제고,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에서 월 환산액 표기 삭제 등을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가 수용해 정부에 공식 권고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최임위 사용자위원인 권순종 연합회 부회장은 "음식·숙박·도소매업은 모두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으로 이들을 위한 최저임금 규모별 차등화 권고안이 소상공인의 핵심 요구"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요구하는 업종별 차등화가 초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대국민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면서 "취약 근로자와 취약 소상공인에 대한 명확한 사회복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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