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주52시간 도입 앞둔 은행권 "불필요한 업무 과감하게 줄이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18 09:26
비 내리는 출근길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내달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둔 주요 시중은행이 본격적인 업무 시간 줄이기에 돌입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주 52시간제 법적 시행일인 오는 7월 1일을 앞두고 은행권이 분주하다. 은행권은 올해부터 미리 앞당겨 주 52시간제를 도입했지만, 내달부터는 법적 시행일인 만큼 본격적인 업무 줄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먼저, 신한은행은 ‘알람시계’를 활용해 회의 시간을 줄이기 시작했다. 5분, 15분, 30분 등 원하는 시간만큼 알람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계를 각 부서에 나눠줘 회의를 압축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장치를 제공했다. 또, 짧은 회의는 회의실에서 앉아서 하기보다 서서 하도록 하고, 임원 회의는 사전에 안건을 안내해 회의 효율성을 높였다. 국민은행도 ‘스탠딩’ 회의를 하고 있다. 태블릿PC로 회의 내용을 확인하도록 해 회의자료를 출력하는 등 회의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도 줄였으며, 보고서 작성에 과도한 시간이 들어가지 않도록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전면 금지하고 키워드 중심으로 작성하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회의 자료는 1장 이내, 회의 시간은 1시간 이내, 회의 결과 회신(피드백)은 1일 이내로 하자는 ‘1·1·1’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 회의에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자리를 자율적으로 앉고 ‘그래선 안 돼’, ‘시키는 대로 해’ 등과 같은 금지어를 지양하도록 했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24일부터 ‘하나·하나·하나’ 캠페인을 진행한다. 회의는 주 1회, 시간은 1시간 이내, 자료는 1일 전에 배포하자는 의미다. 보고는 사내 인트라망을 통해 비대면으로 하되 보고 자료는 한 페이지 내로 하도록 했다. NH농협은행은 매주 금요일 오전 8시에 열리던 경영위원회를 오전 9시로 미뤄 정규 근로시간 내에 회의를 소화하게 했다.

교육·연수도 근로시간에 포함되는 만큼, 임직원들을 한데 모으는 집체교육 역시 줄이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직급별로 한 해에 일정 시간을 이수하는 의무 교육을 폐지했다. 모바일 교육 플랫폼 ‘신한 쏙(SOK)’을 통해 틈틈이 원하는 시간에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했다.

상황에 맞게 출퇴근을 하는 탄력근무를 하되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집중근무시간’을 두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본점에서 오전에는 9시30분∼11시30분, 오후엔 2시∼4시를 집중근무 시간으로 운영해 타부서 방문을 자제하는 등 업무에 집중하도록 했으며 농협은행은 오전 10시∼11시30분, 오후 2시∼4시인 집중근무 시간엔 불필요한 외출, 이석(자리 뜨기), 회의, 업무 지시 등을 자제하고 개인별 주 업무를 처리하게 했다.

주 52시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인력이 모자란 영업점에 본사 인원을 보내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순 본사 인원 50여명을 일선 영업점으로 인사 발령을 냈다. 본격적인 인원 재조정은 다음달 정기 인사 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채용 예정 인원 350명이 9월께 일선 현장에 배치되면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인력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부터 본점 직원 40여명을 업무량이 많은 영업점에 단기 파견해 업무를 지원케 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자 이달 초 전 영업점에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태블릿PC로 업무 처리를 하도록 해 고객이 서류 작성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일 뿐 아니라 직원들이 서류업무를 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하나은행은 주 52시간 관련 궁금증이나 애로사항, 문제 해결 방안을 소통할 수 있는 가칭 ‘주 52시간 지킴이 게시판’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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