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결정 임박...'6만 개미들 피눈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18 17:04

19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여부 결론
삼바 재판까지 겹쳐 제약·바이오주 당분간 휘청

▲(사진=연합)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여부가 이르면 19일 결정되면서 거래소의 선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의 주요 수익원인 ‘인보사’가 허가 취소 위기에 놓인 만큼 주식 거래가 재개된다고 해도 당장 의미있는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오롱그룹의 이른바 ‘인보사’ 사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재판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만큼 당분간 보수적인 관점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 삼성바이오 첫 공판준비기일...검찰 "내달 초 수사 마무리"


18일은 코오롱그룹,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중요한 날이었다. 우선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삼성전자 백모 상무, 서모 상무, 삼성바이오 보안담당 직원 안모 씨, 삼성바이오에피스 양모 상무, 이모 부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을 듣고 향후 입증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그러나 이날 변호사들은 공소사실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지 못했다. 검찰이 아직 공범 수사를 끝내지 않았고, 진술을 담합하거나 회유한 정황이 있다는 이유로 변호인들의 기록 열람, 등사 등도 제한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다음달 초까지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한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라며 "이후 기록의 열람, 등사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변호인들이 기록을 열람하도록 한 뒤 내달 23일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구체적인 의견을 듣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날 공판준비기일이 일단락되긴 했지만, 삼성바이오 투자자들은 지난해 5월부터 분식회계 관련 의혹으로 연일 가슴을 졸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정치권 등에서 분식회계 의혹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자 2017년 3월 말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에 착수했고, 지난해 5월 1일 삼성바이오에 회계처리 위반 사전조치안을 통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합작계약에 따라 2012년부터 계속 미국 바이오젠사와 에피스를 공동지배하고 있었고,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회사가 에피스를 연결하여 회계처리한 것은 위법한 회계처리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금감원의 재감리 결과를 논의한 결과 삼성바이오가 지배력 변경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회계처리 기준을 자의적으로 해석했고, 이를 고의로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표이사 해임 권고와 함께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하고 회계처리 기준 위반 내용을 검찰에 고발했다.

문제는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애꿎은 투자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법원이 지난달 25일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는 김태한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검찰의 수사가 점점 윗선을 향해 가면서 삼성그룹은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이미 삼성 측 임직원 8명이 증거인멸 실행 혹은 지시한 혐의로 구속됐고, 사건 본체인 분식회계에 대한 수사도 현재진행형이다. 이 영향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올해 들어 16% 급락했다.


◇ 거래소, 19일 ‘코오롱티슈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여부 결정

▲인보사.


같은 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충북 오송청사에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과 관련해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의견을 듣는 청문을 진행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28일 인보사의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회사를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거래소는 같은 날 코오롱티슈진의 주식 거래를 정지하고 오는 19일까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만일 이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론이 나면 15영업일 이내에 회사가 개선계획을 제출하고, 그로부터 20영업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가 열리게 된다. 이후 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나면 이의신청을 거쳐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확정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 외에 뚜렷한 수익원이 없는데다 이미 식약처 조사에서 회사가 제출한 자료가 허위로 밝혀진 만큼 실질심사 대상 여부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거래소가 투자자 피해 등을 감안해 회사에 개선 기간을 추가로 부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는 작년 말 기준 5만9445명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만일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코오롱티슈진의 수익원이 인보사 밖에 없는데다 식약처의 허가취소 처분이 번복될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하나만 보고 상장했기 때문에 상장을 유지하는게 의미가 없다"며 "코오롱그룹 차원에서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삼성바이오, 코오롱 사태로 제약·바이오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만큼 당분간 섣불리 매수에 나서는 것은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당분간 제약·바이오주를 이끌만한 이벤트도 없는데다 미중무역분쟁 등으로 국내 증시도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제약·바이오주는 시장이 좋지 않더라도 간혹 모멘텀에 의해 반등하는 종목들이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 삼성바이오, 인보사 사태 등으로 노이즈가 발생하면서 수급 자체가 이쪽으로 오는 상황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기업들이 좋은 소식을 발표한다면 시장 분위기도 바뀔 수 있지만, 이것도 빨라야 올해 말이다"며 "당분간 개별 기업 이슈를 주목하며 신중하게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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