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크 홀로레이 유럽연합(EU) 집행위 운송총국장(좌)이 지난달 브뤼셀에서 열린 현대차의 친환경차 네트워크 행사에서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넥쏘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친환경차 진영은 크게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로 나누어진다. 전문가들은 수소연료전지차가 장거리 주행과 트럭·버스 등 대형차에서 전기차에 비해 강세를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은 "전기차는 단거리 주행과 소형차에는 유리하지만 차 크기나 주행 거리와 배터리 비용이 정비례해 부담이 크다"며 "장거리 주행과 대형차에는 다른 연료 공급원이 필요한데 이 때 주목받는 것이 수소연료전지차"라고 말했다.
김 부장에 따르면 수소연료전지 차는 장거리 주행 시 전기차보다 생산 비용이 낮아진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시스템 생산 비용이 주행 거리에 정비례한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초기 연료전지 시스템 생산 비용이 다소 크지만, 주행거리를 늘릴 시에는 탱크만 더 추가하면 돼 생산비용 증가 추세가 완만하다.
승용차보다 트럭이나 버스 등 상업용 차량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승용차 시장에서는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가 주행거리 400∼650km 사이 범위 시장에서 서로 경쟁한다. 한편 상업용 차량 시장의 경우 주행거리 100km 시점에서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생산비용이 같아지고, 그보다 더 주행거리가 길면 수소연료전지차 생산비용이 전기차보다 훨씬 낮다. 김 부장은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중 무엇이 낫다 단언할 수 없지만, 활용처에 따라 둘 중 어떤 종류를 선택할 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용 차원에서도 수소연료전지차가 비싸다는 얘기간 나오지만 10년 전 기술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수소연료전지차 생산비용이 상당히 많이 줄였다고 말했다. 김 부장에 따르면 대부분 기업이 촉매로 쓰는 플래티넘 사용량이 차량 당 20g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촉매에 비귀금속이 쓰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를 더 많이 쓸 수밖에 없는 자율주행차에도 수소연료전지가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차는 충전시간이 3분밖에 걸리지 않아 자율주행차에서도 수소연료전지차가 전기차에 비해 강세"라고 강조했다.
디젤게이트 이후 트럭 등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대형차들이 대체연료를 찾고 있는 시점에서 수소연료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디젤게이트를 겪고 나서 디젤을 전면금지한 국가나 도시들이 있다. 김 부장은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차량은 사용할 수 있겠지만 디젤차량은 언젠가 도태되고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현대차가 새로 론칭한 넥소(NEXO)는 수소연료전지차로, 한 번 충전하면 600km를 달릴 수 있고 지속성도 10년이 보장된다. 김 부장은 "지난해 넥소 800대를 판매했고 올해 6000대 이상 생산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1만7000대 정도 생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양산된 수소연료전지차인 투손(Tucson)은 주행거리가 한 번 충전에 415km였다. 영하 20도부터 주행이 가능했고, 연비는 55% 정도였다. 지속성이 5년에 불과해 일반 대중에는 판매하지 못하고 지방정부 등에 공급했다. 넥소는 영하 30도부터 주행 가능하다. 연비도 60%로 올라갔다. 김 부장은 "수소 구입 비용이 높아도 상관없다"며 "동일 에너지로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차량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도 판매할 예정이다. 시장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는 생산기업들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시스템 개발에 우리도 직접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