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vs. 화웨이, 폴더블폰 출시 시기 놓고 ‘눈치싸움’ 치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19 16:00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사진=삼성전자)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 1·2위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두고 고민이 시작됐다. 선두주자가 없는 사실상 ‘무주공산’인 이 시장에서 먼저 싸움터에 뛰어드는 것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 삼성전자, 제품 안정화 마치고 '양산' 임박


19일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의 공식 출시를 한 차례 연기했던 삼성전자가 최근 그동안 제기된 제품 결함 문제를 해결하고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갤럭시 폴드에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 고위 임원이 최근 제품 안정화 작업을 끝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다.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 김성철 부사장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20주년 기념 특별 포럼’ 연설에서 "갤럭시 폴드의 디스플레이 보완을 끝내고 양산 대기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지난 4월 26일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었던 갤럭시 폴드는 보호 필름과 이음새(힌지) 등 일부 부품에서 문제가 발생해 출시가 전격 연기됐다. 이후 이달 중에 판매 일정이 재공지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미국 최대 가전제품 소매업체와 이동통신 사업자가 사전 예약까지 취소하면서 출시가 무기한 늦춰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마저 제기된 상황이다.

그러나 패널 공급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가 개선이 끝났다고 밝힌 만큼 갤럭시 폴드 출시일이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업계 안팎에서도 삼성전자가 초기 제기됐던 기술적 문제를 대부분 해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출시 시기를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수주 안에 출시 일정을 발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무선개발실장 노태문 사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5G 플러스 전략위원회’ 시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 폴드 출시 일정에 대해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일정 공개가 이달이 될지, 다음 달이 될지는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가 출시 일정 공표를 두고 기존 스마트폰 제품과 달리 극도로 말을 아끼는 속내는 따로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 번 출시를 연기하면서 제품의 허점이 이미 공개적으로 경쟁사에 노출된 상황인 데다, 이후 이번에도 경쟁사보다 앞선 출시 과정에서 또 다시 문제가 발생하면 ‘역풍’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하반기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10’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출시 시기 조정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면서 "여기에 과거 ‘갤럭시 노트7’ 발화 사태와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화웨이, 출시 일정 미루고 시장 상황 '관망'

▲화웨이의 폴더블폰 ‘메이트X’. 사진=위키피디아


화웨이도 당초 이르면 이달 말, 내달 초를 전후해 출시하기로 했던 폴더블폰 ‘메이트X’ 출시 일정을 미룬 채 ‘눈치 보기’만 하고 있다. 화웨이는 메이트X 출시를 두 달 후인 오는 9월로 연기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화웨이는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문제 제기에 따라 우리 제품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출시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메이트X 역시 앞서 선보인 시제품을 접었다 펴는 과정에서 주름이 남는 문제가 노출됐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화웨이가 표면적으로 기술상의 어려움을 제기하며 삼성전자를 언급했지만, 최근 미국 정부의 ‘거래 제한’ 기업 지정 등 압박으로 해외 업체와 거래나 협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제품을 조기에 출하할 수 없는 점을 이유로 지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는 폴더블폰 출시보다 앞으로 자사 상황이 어떻게 회복되는지 지켜보겠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다"면서도 "앞선 출시를 통해 이슈를 선점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다시 제품 결함 문제가 제기될 경우 재기의 기회를 잡기엔 힘들다는 단점도 크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화웨이 양사 모두 막판 면밀한 제품 검토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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