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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명동 옛 외환은행 건물 매각 규모 투입
다른 지주사들도 앞다퉈 주주가치 제고

KEB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자사주 취득 카드를 꺼내 들고 투자자 몰이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10여년만에 자사주 취득에 나서며 주가 안정 의지를 밝혔다. 최근에는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나서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자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KB증권과 3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전일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시가총액 11조2591억원의 2.7%(800만주)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계약기간은 오는 24일부터 내년 6월 23일까지 1년이다.

하나금융이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하나금융은 "주가 안정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을 미리 예상하기도 했다. 3분기에 서울 명동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을 부영그룹에 매각하는 절차가 마무리되면 세전 약 4000억원, 세후 약 3100억원의 부동산 매각이익이 인식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데 반해 하나금융은 그동안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 않았던 만큼 이번의 대규모 일회성 이익 발생이 자사주 매입에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란 판단이 나왔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앞서 지난 7일 "부동산 매각이익에 더해, 최근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원화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외화환산손실 800억∼900억원도 이익추정치에 추가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최근 주가 부진이 이어지자 자사주 매입을 통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는 금융지주사들 움직임에 하나금융도 동참한 셈이다. 지난해 초 5만6000원대까지 올랐던 하나금융의 주가는 올 초 3만4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현재는 3만7000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5월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삼성증권과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현재 5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오렌지라이프의 완전 편입을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9월에도 신한금융은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었다. 

KB금융도 지난해 11월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취지에서 3000억원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삼성증권과 체결했다. 계약 전 2187만주(5.23%)의 자사주를 가지고 있던 KB금융은 올해 3월 기준 2527만주(6.04%)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도 직접 자사주 취득에 나서면서 주가부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주사 출범 후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총 4번 자사주를 매입하며 현재 3만5296주의 자사주를 가지고 있다. 우리사주 조합원 계정을 포함하면 총 5만8127주를 보유중이다. 지난해까지 1만주를 가지고 있던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3월에도 1000주를 추가 취득하며 총 2만1000주의 자사주를 가지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2171주를 사들인 뒤 추가 취득에 나서지 않은 가운데 현재까지 1만2000주의 자사주를 유지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현재 5만26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지주사와 지주 회장들이 나서 기업가치 제고에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는 데다 해외 투자설명회(IR) 등을 유지하며 주가 부양 올인에 나서자 외국인 투자자들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8일 기준 하나금융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71.79%를 보이며 올 들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전날 69.79%를 기록했으나 하루 만에 2%포인트가 뛰었다. 올해 1월 69.79%(이하 2일 기준)에 비해서도 2%포인트 더 높아졌다.

신한금융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67.40%로 1월 67.24%에 비해 소폭 늘었으며, 지주사 출범 후 2월 13일 기준 27.51%였던 우리금융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18일 기준 30.26%까지 오르며 사상 최대 외국인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KB금융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률은 18일 기준 67.58%로 1월의 68.63%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미국 법인 프랭클린 리소시스가 KB금융 주식비율을 지난달 2일 5.01%에서 5.42%로 확대하며 2대 주주에 오르는 등 큰 손 유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사주를 취득해 기업 가치 제고에 확신을 보이는 금융지주사들의 전략을 금융권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비은행 강화 등 수익다변화와 함께 자사주 취득을 통해 적극적인 주주가치제고 정책을 편다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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