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美연준 의장, 기준금리 인하 시사..."통화정책 완화 근거 강해졌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20 07:46

FOMC 10명 의원 중 1명 '금리 인하' 주장..."경제 전망 불확실성 커져"

트럼프 '흔들기'에도 독립적 통화정책 피력..."임기 4년 모두 채울것"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기존 표현을 삭제해 향후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속적인 '연준 흔들기'에도 굴하지 않고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현행 2.25~2.50%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활동의 지속적 확장과 강한 노동시장 여건 등을 지속해서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이런 불확실성과 미미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비춰 경제전망을 위한 향후 정보의 함의를 면밀히 관찰하고,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연준은 "향후 기준금리 조정 시기와 규모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최대 고용 목표와 대칭적 2% 인플레이션 목표와 비교해 실현되고 예상되는 경제여건을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내심'을 삭제하고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4일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밝힌 언급이 반영됐다. 파월 의장은 당시 "미국의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탄탄한 고용시장과 목표치 2% 안팎의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확장 국면이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은 지난 4월30일~5월1일 열린 FOMC 때까지만 해도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전개, 미미한 물가상승 압력에 비춰 향후 금리 목표 범위에 대한 조정을 고려할 때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번 FOMC 회의에서는 금리 결정에 투표권을 가진 10명의 FOMC 위원 가운데 9명이 동결에 투표한 가운데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유일하게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지난해 2월 파월 의장의 취임 이후 FOMC의 결정에 반대표가 나온 것은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월 의장은 "많은 FOMC 참석자들은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성장세와 무역에서 지속적인 역류(cross-current) 흐름을 의식하고 있다"며 "그런 역류 현상이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2015년 '제로(0) 금리' 정책 종료를 선언한 후 지금까지 9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작년에는 3·6·9·12월에 걸쳐 4차례 금리를 올렸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는 기존의 '점진적 추가 금리인상' 표현을 삭제하고 대신 '인내심'을 강조하며 동결 기조를 유지해왔다.

연준은 이날 노동시장은 강하며, 경제활동은 완만한(moderate)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1일 성명에서는 경제활동에 대해 '탄탄하다'(solid)고 평가했는데, 여기서 다소 표현이 완화됐다.

연준은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각각 1.8%와 2.0%에서 1.5%와 1.9%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와 내년 핵심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각 2.0%에서 1.8%와 1.9%로 낮춰 잡았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2.1%를 유지하고, 내년 GDP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2.0%로 올려잡았다. 올해와 내년 실업률 전망치는 당초 각각 3.7%와 3.8%에서 3.6%와 3.7%로 하향조정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된 '연준 흔들기'에도 굴하지 않고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고 피력했다.

파월 의장은 "내 임기가 4년이라는 것은 법적으로 확실하다"면서 "임기를 모두 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우리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면서 "정치적 통제로부터의 독립은 경제와 우리나라 모두를 위해 제도적으로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지난 2월 파월 의장을 의장직에서 끌어내리고 연준 의사직만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하는 일을 지켜보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해온 파월 의장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으며, 최근에는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해왔다. 



[에너지경제신문=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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