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대한항공 영업이익 하향세...비수익 노선·일등석 폐지
'과감한 구조조정 추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주력 회사인 대한항공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회장 취임 직후 일등석(퍼스트클래스) 구조조정을 감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진칼 지분 상속, 조현민 전무 복귀 등 대내외적으로 시끄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지만 본업인 항공 분야 경쟁력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남태평양 피지(난디공항)로 향하는 직항 노선을 폐지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피지 대사관 등에는 이미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인천에서 난디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주 3회 띄웠었다.

시장에는 이를 이례적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직항 노선을 폐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다 해당 하늘길을 이용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상당수였기 때문이다. 남태평양 휴양지로 향하는 상징성 있는 항로였다는 뜻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난디 노선의 경우 운항 지속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수요·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또 일본·중국 등 중단거리 내 탑승률이 낮은 노선들도 운항 지속 여부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앞두고 대한항공이 국제선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국제선 노선을 크게 줄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인도 등 일부 하늘길의 경우 좌석이 부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항공은 현재 항공기 168대로 전세계 44개국 124개 도시를 오가고 있다.

대한항공의 이 같은 ‘군살빼기’에는 조원태 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조 회장은 지난 2017년 1월 대한항공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장경영을 통해 업황을 진단한 조 회장은 올해 4월 한진그룹 회장으로 선임된 이후 대한항공의 최우선 과제로 ‘수익성 개선’을 꼽았다.

그가 회장이 된 직후 가장 먼저 발표한 소식은 국제선 27개 노선에서 퍼스트클래스를 없앤 것이다. 퍼스트클래스는 그간 탑승률이 낮아 항공기 수익성을 낮추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대한항공은 이달 1일부터 전체 퍼스트클래스 좌석 중 70% 가량을 폐지했다. 대신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는 퍼스트클래스를 남겼다. 미주 등 노선에는 기업 출장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최근 기대 이하의 영업실적을 내고 있다. 항공업 자체가 유가, 환율, 자연재해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6년 11조 7319억 원, 2017년 12조 922억 원, 작년 13조 203억 원 등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조 1208억 원, 9398억 원, 6403억 원 등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6년과 작년에는 각각 5568억 원, 1857억 원의 순손실도 냈다.

올해 1분기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3조 498억 원을 올리며 역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482억 원으로 전년 동기(1768억 원) 대비 16.2% 줄었다. 달러강세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발생으로 342억 원의 당기순손실도 기록했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배경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이) 최근 원화약세 등 악재를 만나긴 했지만 경쟁사의 환경 변화로 시장 지위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고 1분기 손익 대비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며 "노선 구조조정 등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경우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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