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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세계 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 분쟁 등 대내외 경영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대표 기업 삼성과 LG 총수들의 행보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은 당면한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 전략 구상에 골몰하면서도, 조직을 추스르고 내실을 다지는 등 현안을 직접 챙기며 바쁜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0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스마트폰과 5G 통신 장비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을 시작으로 각 사업 부문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각 사업 부문장과 해외법인장, 사업 부문별 주요 임원 등이 참석해 상반기 성과를 복기하고 하반기 사업 전략을 점검하며 목표 달성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상·하반기로 나눠 각각 6월과 12월 1년에 두 차례 열린다.

이재용 부회장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의 최근 저조한 실적과 암울한 전망 속에 사실상 그룹 수뇌부를 겨눈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로 실의에 빠진 그룹 전체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위기 관리’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3차례나 주요 사장단을 소집한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2030 비메모리 반도체 1위 비전’ 선포 이후 지난 1일과 13일 반도체·부품(DS) 부문 경영진과 두 차례 긴급 회의를 갖고 비메모리 비전 추진 현황을 챙기는 등 이례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돌입한 DS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를 보름·일주일 가량 앞둔 시점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2주만에 만난 DS 부문 경영진과 반도체 사업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시스템 반도체에 흔들림 없이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이 같은 행보를 통해 최근 미중 무역 분쟁과 이에 따른 일련의 ‘화웨이 사태’ 속에서 전략회의를 앞둔 DS 부문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당초 전망보다 좋지 않다 보니 주력 사업부 사장단에게 ‘변화와 분발’을 촉구하면서도 동시에 격려하는 일종의 제스처로 읽힌다"고 풀이했다.

여기에 소비자가전(CE) 부문은 해외법인장을 국내로 소집하지 않는 대신 CE 부문장 김현석 사장이 이달 중 직접 해외를 돌며 사업 현황을 점검한다. 해외 현지법인장의 업무 공백으로 인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 관계자는 "해외 현지법인장을 국내로 부르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상황의 긴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9일 취임 1년을 맞는 구광모 LG 회장은 앞서 지난 5일 상반기 사업 보고회를 마무리지었다. LG그룹·계열사 수뇌부가 집결해 중장기 전략 등을 세우는 상반기 사업 보고회는 LG전자가 지난달 21∼23일,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오는 28일께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주력사인 LG전자의 이번 상반기 사업 보고회 키워드는 ‘안정’과 ‘성장’으로 요약된다. 앞서 지난해 구 회장이 처음 주재한 하반기 사업 보고회에서 선도 사업 발굴과 강한 실행력을 주문하면서 파격적인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한 만큼 올 하반기는 당분간 체제를 정비하며 질적 성장을 꾀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실제 구 회장은 지난 연말 인사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을 스마트폰 부문을 총괄하는 MC 사업본부장까지 맡게 했다. 사장 한 명이 두 사업본부를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다.

구 회장은 여기에 ‘뚝심’ 있는 결단력을 발휘했다. 그동안 인수합병(M&A)에 보수적인 기업으로 알려졌던 LG전자는 구 회장을 만나면서 지난 1년여 간 쉴새 없이 사업 구조를 개편하며 투자를 집중할 성장 동력 찾기에 분주했다.

지난해 8월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를 LG전자 사상 최대 규모인 11억 유로(약 1조 4400억 원)에 인수해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엔 스마트폰 국내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베트남으로 생산 기지를 재배치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구 회장은 이번 사업 보고회에서 최근 당초 기대를 넘어선 5G 스마트폰 ‘V50 씽큐’(이하 V50)와 OLED TV의 안정적인 성장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측 관계자는 
"LG전자의 경우 완성도 높은 5G 스마트폰을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이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제외하곤 경쟁사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해외 시장 선점과 확대에 적극 나서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세계 시장 62.2%(IHS마킷)를 차지하고 있는 OLED TV의 경우 기술 개발, 생태계 확대 등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올해 하반기 국내외 시장 모두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 국내외 상황을 지켜보며 ‘내실 경영’에 치중하는 경영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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