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화장품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본사가 점주들을 위해 온라인 상생안을 내놨지만 가맹점주들은 이같은 효과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이같은 갈등이 앞으로도 해소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화장품 가맹점주들은 직영몰 외에도 다양한 온라인 채널에서 제품이 저가에 판매되고 있는 만큼 지금의 온라인 상생 방안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쿠팡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화장품이 저가에 판매되고 있는 만큼 직영몰을 제외한 온라인 판매를 막아야한다는 것이 화장품가맹점주연합회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를 화장품 기업이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최근 소비자들은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넘어 화장품 등 다양한 품목을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구매하고 있다. 유통 시장의 무게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는 반면, 온라인쇼핑업체의 성장세는 커지고 있다. 국내 온라인쇼핑 연간 거래액은 2016년 65조 6170억 원, 2017년 78조 2273억 원에서 지난해 약 110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기업 역시 온라인 채널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화장품 기업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점주들과의 상생을 위해서는 본사입장에서는 일정 부분의 희생이 뒤따르는 셈이다.
점주들이 여기서 고려하지 않은 것은 소비 패턴의 변화다.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세가 줄어들고,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점주들이 있어야 기업 역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경영전략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 화장품 기업이 온라인 채널을 버릴 수 없는 이유다.
화장품 브랜드 로드숍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가맹 점주들이 본사에 지원 대책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온라인 저가 판매로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온라인상의 저가 판매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
그러나 화장품 기업들이 직영몰을 제외한 온라인 채널을 막는다고 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다는 보장은 없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온라인몰 외에도 많은 헬스앤뷰티, 편집숍 등 제품 판매 채널이 다양하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란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몰 판매 제한은 큰 효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도 있다. 화장품 가맹 점주들이 시장 상황을 고려한 현실적인 대안을 요구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