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상 극적 타결 가능성 낮아...‘안전자산 선호 전략’ 유효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25 14:13

코스피 2100선에서 지루한 등락 예상...당분간 금·달러 등 보수적 포트폴리오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미중 정상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그간 전면전으로 치달은 무역분쟁이 새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두 정상이 만나더라도 극적으로 무역전쟁을 끝낼 가능성은 낮은 만큼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코스피는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소강 국면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2044.21에서 이달 19일 2124.78로 약 4% 가까이 올랐지만, 그로부터 1주일 동안은 212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커진데다 미국과 이란 간 벼랑 끝 대치가 지속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추이.(사진=구글)


미중 정상회담은 그 결과에 따라 글로벌 증시, 교역, 기업 실적 등에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투자자들은 어느 때보다 정상회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관세 및 지적재산권 등 양국이 대립해온 사안을 두고 이견을 좁힐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G20은 2500쪽짜리 합의문을 협상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당장 양국이 합의하는 것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특히 작년 12월 정상회담보다 해결해야 할 사안이 더 많아진 점도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미중 무역협상 실패 이후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높인 데 이어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높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상무부는 중국 화웨이 및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리스트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중국을 연일 압박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이렇듯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의 수단을 기존 관세부과를 넘어 산업, 기업 제재로 넓히고 있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 극적으로 무역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두 정상이 만나서 노출할 수 있는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는 3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 유예와 긴장 완화 정도로, 국내 증시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료=대신증권)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두 정상의 협상 재개는 그 자체만으로 리스크 부담을 낮춰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3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중국의 시장 개방과 인위적인 시장 개입 지양에 합의하는 등의 결과를 도출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안 연구원은 "다만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행동을 단계적 협상 과정으로 인식할 것으로 보여 높은 수준의 의제가 타결될지는 미지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당분간 금, 달러 등 안전자산을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데 따른 펀더멘털 불안과 2분기 실적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위험자산이 추세적으로 반전될 가능성은 낮다"며 "하반기 글로벌 펀더멘털과 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는 여전한 만큼 코스피 2100선 이상에서 방어적, 보수적 포트폴리오 구축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하나금융투자)


최근 금값이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는 점도 무역협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낮아진 기대치를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3%(18.10달러) 오른 1418.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3년 8월 이후 근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리 하락, 달러 약세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조만간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만큼 금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볼 때 한 번 통화정책의 방향이 전환되면 그 사이클이 단기성으로 종료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지금은 연내 2~3회의 금리 인하가 전망되지만, 연말이 되면 내년도 추가 금리인하 움직임이 구체화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이 시점을 전후해 금 가격이 2차로 상승할 것이다"라며 "2차에는 현 가격대에서 다시 한 번 10% 내외로 상승해 온스당 1500달러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나유라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