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美·中, G20 회동 후 무역갈등 해소 방안 논의 예정
내달 산유국 추가 감산도 주목
합의시 균형 안정화로 상승 압력
결렬시 경제 악영향 유가 하락

(사진=연합)


앞으로 2주 동안 펼쳐질 '글로벌 빅2 이벤트'가 올해 하반기 국제유가의 향방을 가르게 될 최대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원유수요’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 이른바 OPEC+는 다음달 1일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원유 공급을 둘러싼 감산 연장 여부를 논의한다.


◇ 이번주 G20서 세기의 담판 벌이는 美·中


우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내일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무역갈등 확산에 제동을 걸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기의 담판을 벌인다. 이 기간 시진핑 주석은 G20 정상회의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해 양국 기업과 관세 보복전으로 가열되는 양국 무역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무역분쟁은 글로벌 원유 시장에 있어서 ‘악재’로 꼽힌다. 무역분쟁으로 인해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그로 인해 원유 수요가 줄어들면서 국제유가 하락세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김소현 연구원은 "세계경기 둔화와 무역분쟁 장기화로 원유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며 "올 1분기 원유수요는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데 이어 국제에너지기구(IEA), 미 에너지정보청(EIA), OPEC은 모두 6월 에너지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원유수요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중 무역협상 실패 후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높인 데 이어 3000억 달러어치 제품에도 관세 인상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대표기업 화웨이(華爲)를 비롯해 주요 기업들 역시 미국의 제재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시 주석 또한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수요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산 희토류 수출을 보복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맞불을 놨지만, 미국의 압력과 비교했을 때 중국이 상대적으로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무역전쟁 장기화로 중국 경제성장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면서 시 주석은 자국 내 체제 안정에 총력을 쏟고 있다. 외적으로 대미 압박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협상을 통해 타결 혹은 최소한의 현상 유지가 절실한 입장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무역분쟁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미국 농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산 농산물의 최대 수입국으로 꼽히는 중국이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산 농산물의 대중 수출량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을 자신의 가장 큰 업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어떻게든 중국과의 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 공화당은 내년 선거를 앞두고 농촌의 표심 악화를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원유시장은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무역분쟁이 협상 국면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미중 회담에서 무역협상 타결이 부결될 경우 경제성장이 추가로 둔화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메르츠방크는 보고서에서 "최근 유가를 압박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수요 증가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공포"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번 주말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어떤 합의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도 최근 투자노트에서 올해 원유수요가 일평균 93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될 경우 수요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은 "무역갈등의 고조는 세계 경제를 더 깊고 더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몰고 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의 닉커닝엄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수록 경기 둔화에 대한 위협이 큰 만큼 미국과 중국은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뜻을 모을 수도 있다"며 "무역분쟁에 대한 돌파구가 마련되면 원유시장에 대한 역풍이 사실상 제거되기 때문에 유가는 충분히 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 확실시되는 올 하반기 산유국 '감산연장'

IEA, EIA, OPEC의 올해 원유수요량 전망치.


유가 향방을 가르게 될 또 하나의 ‘빅 이벤트’는 다음달 1∼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감산회의다. 이 자리에서 산유국들은 최근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 국면에서 하반기 감산 지속 여부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산유국들이 하루 120만 배럴 규모의 감산안에 합의하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올해 1월 2일 배럴당 46.54달러에서 4월 23일 66.30달러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무역분쟁의 불확실성과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등이 맞물리며 이달 12일(현지시간) 배럴당 51.14달러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기조에 나선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유국들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절실한 만큼 당초 이달 말까지로 예정된 감산 합의안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이 지난해 합의한 감산정책을 올바르게 이행하고 연장한다면 원유 시장을 안정화시키려는 OPEC의 노력도 효과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OPEC 맹주격인 사우디아라비아도 OPEC과 러시아가 감산합의를 올해 하반기로 연장하는데 합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지난 15일 일본 나가노현에서 개최된 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서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이 7월 첫째 주 만나 석유 시장 안정 방안을 협의해 감산 합의 연장에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펀더멘털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사우디는 2020년 이전에 세계 석유수급 안정 회복을 추구하고 있다. 하반기 수요 증가와 정유업계의 보수로 인해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컨설팅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의 비예르나르 톤하우젠 원유시장 수석 애널리스트는 성명을 통해 "올해 말 다가오는 IMO 2020 규제 덕분에 원유 수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OPEC은 생각하는 만큼 현재와 같은 감산량을 조정할 필요가 없다"며 "OPEC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원유 생산량을 늘릴 여지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개월간 국제유가(WTI) 가격 추이.


이렇듯 산유국들의 감산 연장이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OPEC+가 감산량을 추가적으로 늘릴 지와 감산 기간을 연말 이후에도 이어나갈 것인지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소현 연구원은 "OPEC+는 예상보다 빠른 원유수요둔화와 미국의 셰일증산으로 감산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예상과 다르게 OPEC+가 원유감산 강도를 강화시킨다면 하반기 유가하락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산유국들이 감산량, 감산 기간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변수는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다. 미국 원유 생산량은 올해 하반기 이후 원유운송 파이프라인 구축으로 일평균 227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미국 원유생산량은 올해 일평균 50만 배럴 증가했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와 OPEC은 추가적으로 미국의 원유가 90~133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원유 생산량 만으로도 올해 원유수요 증가량을 넘어서기 때문에 산유국들이 원하는 유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감산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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