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함영준 오뚜기 회장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비정규직 없는 회사’를 만든 회장님. 심장병 어린이 돕기 등 선행 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오너. 창업주의 아들이지만 ‘편법은 싫다’며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15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자진 납부한 인물.

국내 대표 식품전문기업 오뚜기를 이끌고 있는 함영준 회장에게 붙은 수식어다. 남몰래 진행한 선행과 미담들이 연이어 전해지며 최근에는 ‘갓뚜기’(god+오뚜기)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 정도다. 재계 모범생 함 회장이 오뚜기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계열사 지분 정리 같은 구조 개편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터라 함 회장이 ‘결단’을 내리면 대체적인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함 회장의 가장 큰 고민은 (주)오뚜기와 자회사·관계사의 지도를 완전하게 그려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같은 맥락에서 일부 회사의 경우 오너 일가 지분율이 높아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때문에 함 회장은 꾸준히 이 같은 숙제를 풀어내 왔다. (주)오뚜기는 지난 2017년 오뚜기삼화식품, 오뚜기SF, 오뚜기물류서비스 등의 지분율을 높여 합병·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작년에는 오뚜기제유 지분을 29%에서 52.33%로 확대해 종속기업으로 들였다. 이어 연매출 1000억 원대의 상미식품지주와 연간 5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풍림피앤피지주를 합병했다. (주)오뚜기를 지주사로 두는 방향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아직 지분 정리를 하지 못한 오뚜기라면의 덩치가 꽤 크다는 점이다. 오뚜기라면은 작년 기준 약 6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99% 이상이 내부거래를 통해 나왔다. (주)오뚜기의 지난 2016~2018년 매출이 연결 기준 2조~2조 2000억 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회사 편입 등 결정을 내리기 부담스러운 규모라는 평가다. 오뚜기라면의 최대주주는 함 회장으로 지분율은 32.18%다. (주)오뚜기는 오뚜기라면 주식 27.65%를 가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함 회장이 오뚜기라면을 종속기업으로 들이거나 합병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만큼 내부거래를 통해 오너일가가 배를 불린다는 오해의 소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함 회장이 결단을 내릴 경우 회사는 (주)오뚜기를 지주회사로 두는 형태로 퍼즐을 맞춰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식품 업체들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대부분 마친 상태다. 풀무원은 지난달 자회사 지분 100%를 지주사가 갖는 것을 골자로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샘표(2016년), 매일유업(2017년), 오리온(2017년) 등도 지주회사를 만드는 방식으로 경영 체계를 확립했다.

(주)오뚜기가 지주회사가 되더라도 함 회장이 편법 증여를 통해 자녀들에게 지분을 나눠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갓뚜기’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함 회장 본인이 ‘정도경영’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일부 대기업들의 경우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오너 3·4세에게 지분을 몰아주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는 점과 대조된다.

함 회장의 장남인 윤식씨는 오뚜기 지분 7만 5897주(2.11%)를 갖고 있다. 차녀인 연지씨는 4만 3079주(1.19%)를 보유 중이다. 자녀들이 아직 20대인 만큼 꾸준한 배당 등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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