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메모리 반도체 등 대일 수출 제한시 ‘무역전쟁’ 확전 우려

일본 의존도 높은 핵심 소재·장비 국산화 지원 총력전

지난 5일 서울 은평구의 한 마트에 일본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사진=연합)


일본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소재 등의 수출 규제 조처를 단행하면서 정부도 ‘상응 조치’와 관련해 다양한 카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소재·부품에 대해 일본의 의존도가 높은 만큼 적절한 수위로 맞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찾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주요 품목의 대일 수출을 제하하거나 일본산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맞보복’ 방침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 정부, WTO 제소 외 ‘상응 조치’ 카드 검토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일본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디스플레이의 3대 핵심 소재 수출 제한 조치에 이어 추가 ‘경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외에 ‘상응 조치’를 위한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일본이 규제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WTO 제소를 비롯한 ‘상응 조치’를 다각도로 마련하겠다"며 "국제법, 국내법상 조치 등으로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본의 보복 조치를 예상했고, 그동안 ‘대응 리스트’를 준비했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책을 준비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삼가고 있다.

정부가 일본을 대상으로 꺼낼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상응 조치로는 주요 품목의 대일 수출을 제한하거나 일본산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등이 있다.

메모리 반도체 등 우리 기업들의 주력 품목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해 일본 기업들이 상당 기간 대체하기 어려운 만큼 일본에 맞서 이 품목들의 대일 수출을 제한하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맞보복’ 카드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대일 수출을 제한할 경우 일보의 더 강한 추가 보복을 불러 ‘전면적인 경제·무역 전쟁’으로 확전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에 맞설 카드로 농산물 수입 제한, 엄격한 비자 발급, 송금 제한 등 갖가지 아이디어가 나오지만 그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민간 차원에서는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서거나 일본 관광을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전략물자의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화이트 국가’의 명단에서 한국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일본의 ‘경제 보복’이 다른 산업계로 확산하고 기간도 길어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정부는 반도체 소재뿐 아니라 자동차와 정밀화학 등 다른 산업 분야도 세부 품목 점검에 나섰다.

정부는 일본 수출규제 대상에 오를 수 있는 ‘100대 품목’을 추려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전략 노출을 이유로 세부 내용은 함구했다.


◇ 핵심 소재·부품 일본 의존도↑...자립화 집중 지원

SK하이닉스 연구원들이 반도체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일본에 대한 상응조치와는 별도로 정부는 이번에 일본이 수출규제에 나선 3개 품목을 포함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부품·소재·장비 등의 국산화를 최단 시간 내 이룰 수 있도록 자립화를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우리나라가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궜지만, 그에 필요한 소재, 부품 분야에서는 아직 일본의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재부품에서 일본과 무역수지는 67억달러(약 7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으론 151억달러(17조7000억원) 적자로, 지난 5년간을 보면 763억달러(89조4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환율 기준으로 보면 90조원에 육박한다.

올해 상반기 대일 무역수지 적자 99억달러(6월 25일까지 누적) 중에 소재·부품이 3분의 2를 차지한다.

소재·부품에서는 전자부품과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의 적자 규모가 가장 크다.

세부적으로 부품은 전자부품(-21억2000만달러), 일반기계부품(-5억2000만달러), 정밀기기부품(-4억5000만달러) , 전기장비부품(-4억1000만달러)이 적자였다.

소재는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의 적자가 18억5000만 달러로 가장 컸고 고무 및 플라스틱(-7억달러), 1차금속제품(-4억5000만달러), 비금속제품(-2억7000만달러) 순이었다.

정부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내년부터 10년간 반도체 소재 부품·장비 개발에 매년 1조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일반 소재·부품·장비의 경우 2021년부터 6년간 5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중 부품 소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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