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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리금융그룹) |
[에너지경제신문=허재영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아주캐피탈 인수를 내년에 추진하기로 했다. 남은 과제는 증권·보험사 인수지만 증권사의 경우 마땅한 매물이 없고 보험사는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7일 우리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아주캐피탈은 내년에 내부등급법으로 전환한 이후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내부등급법은 자산의 위험도를 금융회사 자체 시스템으로 산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관련 법령에 따라 기존 내부등급법을 표준등급법으로 변경했다. 표준등급법은 자산 위험도를 평가할 때 금융회사 전체 평균을 적용하기에 내부등급법에 비해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위험가중자산이 많은 캐피탈을 자회사로 두게 되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더 내려갈 수 있어 표준등급법 하에서는 아주캐피탈을 인수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우리금융은 9월경 내부등급법 적용을 위한 승인을 금융당국에 요청할 예정이다. 통상적인 절차를 고려했을 때 내년 3월에는 당국 승인이 날 수 있어 아주캐피탈 인수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이를 염두에 두고 아주캐피탈의 지분을 보유한 펀드의 만기를 올 7월에서 내년 7월로 연장했다.
우리은행은 사모펀드(PEF)인 웰투시제3호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아주캐피탈의 지분 일부를 간접 보유하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아주저축은행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어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경우 아주저축은행도 보유하게 된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올해 초 단기 과제로 제시한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의 인수를 완료하게 된다.
앞서 우리금융은 올 4월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고, 부동산신탁사인 국제자산신탁은 다음달 중 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금융은 또한 우리은행의 자회사로 있는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9월에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내년에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의 인수를 마무리 지으면 우리금융은 산하에 은행, 카드, 종금, 캐피탈, 저축은행,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등을 둬 금융그룹으로서 면모를 갖추게 된다.
새롭게 자회사로 편입될 금융사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아주캐피탈 5조1185억원, 아주저축은행 1조846억원,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 1358억원, 국제자산신탁 1138억원 등 모두 6조4527억원이다. 이들 회사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1292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하나금융그룹과 순이익 차이(2210억원)를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어 3위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남은 과제는 증권·보험사 인수다. 금융그룹으로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은행(IB) 업무를 하는 증권사가 필수적이다. 당초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를 우선 목표로 삼았다가 표준등급법 문제로 인해 중장기 과제로 미뤄뒀다. 문제는 현재 매물로 거론되는 증권사 중 우리금융이 관심을 가질 만큼 규모가 큰 곳이 없다는 점이다.
또한 4대 금융그룹 중 우리금융만이 없는 보험사도 갖춰야 할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하지만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이슈가 있고 KB금융 역시 보험 인수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어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