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빅데이터3법 작년 발의해놓고도 국회 장기 공전으로 '낮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AI의 중요성을 거듭 나타냈다. (사진=청와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6월 임시국회와 정기국회 등에서 시급히 처리할 중점추진 민생입법 과제를 발표했다. 민주당은 경제활력 제고, 신산업·신기술 지원, 민생·청년 지원, 사회간접자본.SOC 안전 도모 등 5개 분야에서 민생입법 과제를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제시한 과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빅데이터3법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이 되는 ‘데이터경제 3법’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제일 먼저 처리하겠다고 했던 법안인만큼 한국당에게 함께 심의하고 처리할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가 특정 법안을 직접 거론하며 한국당의 협조를 당부한 것은 그만큼 법안 처리의 신속한 처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데이터경제3법은 최근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언급한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밝힌 부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빅데이터3법이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말한다. 이 3개법에는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령이 소관 부처별로 상이하게 분산돼 있어 불필요한 중복규제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보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위해 설립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심의 기능만 할 뿐 별다른 역할과 책임이 없어 유명무실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생입법추진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


이에 국회는 지난 2018년 11월 데이터산업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경제3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2019년 3월 28일 이후 3개 법의 개정안은 각 상임위원회 법안소위에 머물러 있어 그동안 국회 통과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였다. 국회가 두달 넘게 공전되면서 이 법안의 처리도 미뤄져왔는데, 최근 손정의 회장이 AI산업의 중요성을 문 대통령에게 언급하면서 이 법안이 하반기 국회 처리 법안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국회 정무위원장)은 이에 대해 "문재인정부에서 4차산업혁명의 공통기반인 인공지능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미래를 앞당기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3법+인간유전자지도뱅크도 그래서 필요로 하는 것이다. 제발 7월국회에서 처리하자"라고 밝힌 바 있다.

손정의 회장은 외환 위기 뒤 한국경제가 좌표를 잃을 상황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정보통신"이라는 조언을 해 당시 정책을 IT에 집중했고, 지금의 인터넷 강국 초석이 된 바 있다. ‘미래’에 투자하고 ‘미래’에서 해법을 찾은 경우다. 이번에는 손 회장이 AI라는 화두룰 한국 경제에 다시 던졌다. 혁신성장 등 현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경제정책의 핵심에 바로 AI가 있고 그 추진의 강력한 동력이 되는 것이 빅데이터3법이다.

이를 통해 한국이 해외로부터 AI관련 투자도 더 과감하게 받을 수도 있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해 12월 말 "인공지능(AI) 기업에만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 회장은 자신이 설립한 재단 행사에서 10조엔(약 100조원) 규모 비전펀드에 대해 "AI 관련 기업에만 관심이 있다"며 "앞으로 AI와 관련 없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당시 손 회장은 "미·중 통상갈등이나 세계 경기 둔화 우려 등은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문제이며 혁명적인 진화를 계속하는 AI는 성장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AI 기업에 집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손 회장이 최근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국 경제정책의 향방에 대해 조언한 것의 핵심도 바로 이 부분이다. 앞으로 국회에서 신속하게 빅데이터3법을 처리해주고 정부가 그것을 받아 역동성 있게 추진한다면, 김대중 정부 시절 IT 붐으로 경제의 활력이 생긴 것과 유사하게 ‘AI 붐’이 경기침체를 뚫는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성기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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