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형님’ 따라 2분기 실적 희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7.11 15:55

▲삼성전기 클린룸에서 작업자가 일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기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전자부품 맞수’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각 그룹사 맏형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2분기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삼성전기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진으로 타격을 받은 반면, LG이노텍은 OLED TV 시장 성장과 스마트폰 카메라 탑재 증가로 선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발표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엇갈린 실적이 계열 부품사의 실적 ‘명암’까지 좌우하는 모습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적 전망에서 ‘삼성전기=부진, LG이노텍=선방’한 형국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최근 6개월간 추이를 보면 국내 증권사들의 추정치를 모은 결과 극명한 온도차가 보인다.

삼성전기-LG이노텍  2019년 2분기 실적 전망치
구분 영업이익 매출액
삼성전기 1899억 1조 9936억
LG이노텍 67억 1조 4967억
단위: 원. 자료=에프앤가이드


◇ 삼성전기 ‘울상’…반도체 부진에 갤럭시 S10 효과도 미미


지난 10일 현재 삼성전기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899억 원, 매출액은 1조 9936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0.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1% 줄었다.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이 2000억 원을 밑도는 것은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이다.

삼성전기의 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최근 6개월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6개월 전 영업이익 추정치가 3784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거의 ‘반토막’난 셈이다. 한 달 전 1990억 원과 비교해도 100억 원 가까이 떨어졌다.

삼성전기의 실적 전망치 하락을 이끈 것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다. MLCC는 부품 사이에 발생하는 전자파 간섭 현상을 막아주는 핵심 부품으로 반도체·정보기술(IT)·자동차 등 전자회로가 있는 제품에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삼성전기 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부문은 지난 1분기 MLCC 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8363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2분기는 미·중 무역 분쟁과 화웨이 제재 등 여파로 반도체·IT 기기 수요가 크게 줄면서 매출 정체로 연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기의 2분기 실적 전망이 어두웠던 것만은 아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10’(이하 갤S10)에 트리플 카메라 모듈과 메인 기판(HDI) 등을 공급했다. 특히 갤S10은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용 모델도 선보이며 전작에 비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했다. 이에 시장에선 삼성전기가 올 2분기 갤S10 판매 효과를 누리며 실적도 함께 증가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갤S10 출시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갤S10 시리즈 전체 판매량은 큰 폭으로 늘었지만 2분기는 전분기보다 판매가 다소 둔화됐다. 결국 높았던 기대감은 실망을 낳았고 삼성전기의 실적 전망도 함께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에 "당초 삼성전기가 신제품 출시 효과를 1분기에 이어 올 2분기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LG이노텍

▲LG이노텍의 ‘3차원(3D) 센싱 ToF 모듈’. 사진 제공=LG이노텍


◇ LG이노텍, V50 씽큐 예상 밖 선전 효과 ‘톡톡’…하반기도 기대


반면 LG이노텍은 LG전자 스마트폰의 달라진 위상에 예상 밖으로 선전한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가 지난 5월 출시한 올해 주력 스마트폰 ‘V50 씽큐’(이하 V50)가 하루 평균 5000대 이상 팔리면서 출시 두 달만인 최근까지 30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V50에 카메라 모듈 등 부품을 공급한 LG이노텍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분기 11분기만에 기록한 적자에서 벗어나 다시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최근 OLED TV 성장세로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 등 디스플레이 기판 부품 주문이 증가한 것도 한몫 한 것으로 관측된다.

LG이노텍의 올 2분기 영업 실적 전망은 매달 높아지고 있다. 올 2분기에 영업이익 67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LG이노텍은 한 달 전 당시 5억 원 적자, 3개월 전 1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도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업계는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하는 고객사에 모듈을 공급함에 따라 평균 판매단가가 오르고 있어 올해 하반기 실적 상승이 점쳐진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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