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View] 7월 정제마진 6달러대로…정유업계 3Q '기대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7.14 10:33

‘드라이빙 시즌 계절적 요인’ ‘해외 정유시설 축소 구조적 요인’ 결합

3분기 최고 실적 이끈 전통적 강세 시즌…1, 2분기 부진 털고 기지개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연초 이후 손익분기점을 밑돌던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7월 들어 크게 회복돼 배럴당 평균 6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올해 1, 2분기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정유업계가 3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정제마진이 6달러 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1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6달러를 기록해 지난달 셋째 주 2.8달러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3달러)보다 13% 높은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 및 생산비용 등을 뺀 금액으로 정유업계는 4∼5달러 사이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제마진은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고, 4월 넷째 주부터는 11주간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밑돌았다.

정유업계는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의 계절적 요인과 함께 해외 정유설비 공급 축소에 따른 구조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정제마진이 반등하면서 올해 3분기 실적강세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약세에 1, 2분기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정유사 성수기인 드라이빙 시즌이 오면서 수요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정제마진이 지속해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3분기는 정유업계가 2017년 이후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분기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2017년 3분기에만 영업이익 5264억원을 달성하며, 그해 석유사업 전체의 30% 이상을 기록해 실적 호황을 이끌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영업이익의 57% 이상인 4084억원을 3분기 중 기록한 바 있다.

정제마진
또한 최근 아시아 원유 시장도 구매자의 힘이 강해지는 쪽으로 옮겨갈 조짐이 보여 앞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설비의 공급 축소 역시 국내 정유사들의 3분기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초 설비 화재가 발생한 미국 PES(일 33만 배럴 생산)는 설비의 영구적인 폐쇄를 결정했다. 이처럼 급작스럽게 발생한 공급 차질은 휘발유, 선박유, 등·경유 등 대부분의 석유 제품 마진 상승을 이끌었다.

설비 가동률 조정도 정제마진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규모 공급 과잉을 주도해 온 중국 정유업체들이 마진 하락을 겪으며 가동률을 줄였기 때문이다. 중국의 5월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달 대비 경유 52.3%, 휘발유 27.4% 가량 줄어들며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경유 수요도 내년 1월 본격 시행되는 IMO 2020 규제로 인해 늘고 있다. 선사들은 황 함량 3.5% 이상의 고유황유(HSFO) 사용이 어려워지면서 대체 선박용 연료로 황 함량 0.5% 미만의 저유황중유(LSFO), 선박용 경유를 지목하고 있다.

제품별로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수요가 늘어난 휘발유와 함께 화학 설비 정기보수를 마치면서 나프타 수요가 급증한 것도 수익개선의 긍정적 요인이다. 나프타는 휘발유, 경유와 같이 정유사가 생산하는 석유 제품 중 하나로, 기초 석유화학 제품인 크래커의 원료로 사용된다. 업계에서는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이 금지되면서 일부 석유화학 업체들이 나프타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그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학제품 마진도 덩달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 휴전에 따른 기대감으로 폴리에틸렌(PE) 제품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페트병 원료로 쓰이는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제품이 급등하면서 원료인 모노에틸렌글리콜(MEG)와 파라자일렌(PX) 마진 하락세를 방어했다. PX 마진은 지난 1월 562달러를 보인 후 5월 323달러까지 하락한 바 있다.

김민준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