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P/연합)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 사실화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한국은행도 늦어도 다음달 중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0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11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잇따라 출석해 글로벌 경기둔화와 무역갈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거듭 시사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 시점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은행은 18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지금까지 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지난 5월 금통위 회의에서는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인하 소수 의견을 냈다.
증권가에서는 금통위가 부진한 경기 흐름을 반영해 이달 기준금리를 현행 1.75%로 동결하고 다음달 중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연준에 앞서 기준금리를 인하한 사례가 없고, 정부에서도 정책 공조용으로 금리 인하 요구가 제기된 만큼 8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수출과 투자 부진, 더딘 소비 회복,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그로 인한 반도체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으로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진 만큼 한은 역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5월 3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장인 이주열 총재가 생각에 잠긴 듯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연합) |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소수의견이 조동철, 신인석 위원 등 2명으로 확대될 것이다"며 "6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제외한 모든 변수를 하향 조정했음에도 금리를 내리지 않았던 것처럼 한은 역시 8월 인하를 기정 사실화하되 동결을 사수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기준금리는 1.75%로 낮고 사상 최저치와의 격차도 50bp에 불과하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빨라질수록 미래 경기상황에 대응한 정책 여력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조개혁이 뒷받침하지 않은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며 "통화정책 여력이 제한된 만큼 7월보다는 미 연준에 후행한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자료=메리츠종금증권) |
이번 금통위에서는 한은이 2019년 하반기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5%에서 2.3% 내외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7월 금통위 직후 발표되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 2.5%에서 2.3% 내외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1.1%에서 0.8% 내외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한은은 미중 무역협상과 함께 한국과 일본 간 무역마찰 전개방향을 좀 더 지켜본 뒤 8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